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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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물보다 간수하기 힘든 것이 내 마음이다. 내 딴엔 신중하게 살아간다 하면서도 때로 대책 없이 튀어나오는 말과 겁 없이 달려 나가는 행동 뒤에 후회를 해본들 이미 열차는 떠난 뒤다. 주변을 통해서도 흔히 목격된다. 수십 년간 쌓아온 명예가 말 한마디와 행동거지 하나로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2. 수신(修身). 참으로 힘든 과제다. 평생의 숙제이다. 나는 닦을 생각도 안하면서 타인의 몰골을 안팎으로 들여다보기 바쁘다. 저자는 수신(修身)에 대해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할지도 모른다. ‘생활의 부담과 압박이 이렇게 큰데 수신을 생각할 시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

 

 

 

3. 이 책의 저자 팡차오후이는 칭화 대학교 인문대학 역사학과 및 사상문화연구소 교수이다. 젊은 시절, 서양 철학을 공부했으나 박사 졸업 후 점차 중국 사상사로 연구 주제를 전환했다. 유가 사상을 정신적인 귀착지로 삼는다고 한다. 저자가 칭화 대학교 인문대학에서 강의한 〈유가경전입문〉은 지난 10년간 칭화 대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시에 가장 주목받는 과목으로 꼽힌다.

 

4.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덕과 지식을 본질적으로 구별했다. 지식은 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미덕은 실천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다. 덕성은 무엇보다 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덕성은 하루아침에 내 것이 될 수 없다. 반복적인 실천과 훈련을 통해서만 변화 될 수 있다.

 

5. 책은 저자가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그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서 제9강까지 이어진다. 수정(守靜)에서 치성(致誠)까지다. 수정(守靜)은 무엇인가?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힘이다. 靜而後能安 (고요해진 이후에야 편안해질 수 있다). 《대학》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이렇게 묻고 있다. ‘그대, 꿈꾸었던 미래를 살고 있는가’ 젊었을 때 꿈꿨던 호기로운 꿈들은 단지 꿈에 불과했던가? 명나라 학자 여곤이 쓴 《신음어, 呻吟語》의 일부를 인용하며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준다.

 

우주 자연의 정묘함과

인성과 천도의 오묘함은

오직 고요하게 바라보는 자만이 알 수 있고

오직 고요하게 기르는 자만이 부합할 수 있다.

 

 

 

6. 자성(自省,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힘). 너무 뒤를 자주 돌아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앞만 보고 달리는 것 역시 위험한 질주다. “만약 진정으로 자성하고자 한다면 시간은 많습니다. 인터넷을 하고, 동료와 잡담을 나누고 게임을 할 시간은 넘쳐 나면서, 어찌 자성을 할 시간이 없겠습니까?”

 

바쁜 가운데에서도 일을 해야 할 때에는

항상 틈을 내어 미리 점검해 두면

실수가 절로 줄어들고,

수시로 잡념이 떠오를때에는

고요할 때 미리 확고히 생각을 붙잡고 있으면

잘못된 마음이 절로 사라진다.

 

              《채근담》

 

 

7. 신독(愼獨,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힘). 저자는 오늘날의 중국 사회가 심각한 심리적 질병을 앓고 있는 원인을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현재 중국인의 생리적 욕구가 너무 강해서 이드가 초자아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두 번째는 지나치게 많은 도덕규범과 현실 조건의 제한을 가하여, 즉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해서 이드가 장기간 억압받는 상태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다.

 

중(中)이라는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和)라는 것은 천하 사람들이 달성해야만 할 길이다.

중과 하에 이르게 되면 하늘과 땅이 제 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라게 된다.

 

                             《중용》

 

 

 

8. 나를 나답게 만드는 삶은 매일 점을 찍어서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때로는 쉼표도 있다. 그러나 마침표는 아껴둬야 한다. 그 때까지는 계속 그림이 이어져 나가야 한다. 남을 따라 그리는 그림이 아닌 나만의 그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그림에 점을 찍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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