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종이물고기도 헤엄치게 한다>, <기막힌 존재감>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변화는 종이물고기도 헤엄치게 한다
조너선 플럼 지음, 유영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고난은 고통을 준다. 피할 수 없는 고난을 만나면 피할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한다. 고난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다른 것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이 열리고, 다른 것을 다르게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린다. 고난은 기존의 생각을 깨뜨리고, 바라보는 관점을 깨뜨리며, 촉각과 청각을 깨뜨린다. 익숙함과 편안함이 깨어질 때 깨달음이 오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 를 패러디한 것 같은 책 제목이다. 고래와 종이 물고기를 비교해보면 변화를 주는 대상이 고래는 타인이라면, 종이 물고기는 ‘나’이다. 하긴 칭찬도 내가 변해야한다. 내가 변하지 않고 남을 칭찬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변화의 주체는 ‘내’가 우선이다. 내가 변하지 않고, 환경이 바뀌고, 사람이 바꾸어지길 원하는 것은 큰 어리석음이다.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고, 답 또한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종이물고기를 만나보자. 종이접기의 대가 다이신지는 심혈을 기울여 종이물고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종이물고기가 말을 한다. 외로워서 혼자 못살겠다고 , 한곳에 정착해 살아가는 지금의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다이신지는 종이물고기가 다른 물고기들과 어울려 헤엄칠 수 있는 세상을 종이로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종이물고기는 아무리 헤엄을 쳐도 물에 젖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진짜 물고기처럼 살아갈 수 있는 바다로 보내달라고 간청했다. 다이신지는 오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과연 종이물고기는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은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묘사가 되어있다. “종이물고기는 정말로 피와 살을 가진 물고기로 변신했다. 종이로 만들어진 아가미와 비늘도 진짜로 변했다. 마치 종이가 불에 타듯이 순식간에 피가 온몸으로 솟구쳤다. 종이 물고기는 죽을 듯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지만, 곧 그것은 기쁨에 겨운 외침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키워드는 고통과 기쁨이다. 변화는 고통스럽다. 공이 들어가야 한다. 꾸준해야한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살다가는 건 똑같다는 자괴감도 올 수 있다. 혼자만 유난을 떠는 것 같은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고통이 기쁨이 되는 맛을 못 본 사람의 삶은 참 무미건조할 것이다. 저자는 종이물고기에게서 5가지 변화의 비밀을 배우길 원한다.

자율(autonomy), 놓아주기(letting go), 교환(exchange), 협력(collaboration), 혁신(innovation)이 그것이다. 반대의 의미를 나열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타율’, ‘움켜쥐기’, ‘폐쇄’, ‘이기주의’, ‘보신주의’ 이다.


「자율」에 대해서 - 위대한 창조를 향한 변화의 시작. 자율성을 주는 기간에 팀원들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자신들에게 달려 있다. 만일 날마다 출근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다. 도심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일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 그것도 좋다. 팀원들이 정해진 시간이 지난 다음 회사로 돌아와 그 동안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제대로 프레젠테이션 해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제한도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놓아주기」에 대해 - 상상이 실현되는 소통의 과정. 일단 각자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후의 단계는 그 아이디어가 세상으로 나가도록 손을 놓는 일이다. 아이디어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고 그 아이디어를 이리저리 생각할 수 있는 자율성을 주는 과정을 통해 경영자는 아이디어를 공통의 기반으로 삼아 팀을 형성할 수 있다.


「교환」에 대해 - 참된 변화를 일깨우는 경험의 공유. 이 지점은 친밀함의 장으로서, 사람들이 그저 아이디어를 교환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가치관, 영감, 즐거움, 두려움, 사랑까지도 교환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들을 때 마치 그 사람의 인생사 전부를 듣는 것처럼 진심으로 들어야한다.


「협력」에 대해 - 창의성을 완성시키는 집단적 노력. 협력은 어떤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저절로 따라오는 부수적인 효과가 아니라 그 진행의 궁극적인 목표다. 혁신에 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쟁은 결코 협력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모든 사람이 항상 훌륭한 아이디어를 ‘처음부터 머리에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영감은 이유 없이 특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에 대해 - 변화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불꽃. 혁신은 상상이 실제로 변형되는 과정이다. 상상이 실제로 변형되기 위해 상상은 우선 창의적인 아이디어 단계를 거쳐야 된다. 상상을 실제로 구현시키기 위해서는 상상한 결과물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구체화시켜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단지 아이디어 단계에 머무를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혁신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창조의 꽃이 피어야 한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실 저자의 글보다 번역자의 ‘해제’가 더 맘에 든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잘 풀이해주고 있다. 저자의 글에도 많은 실제 사례(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이나 현존 인물)를 들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책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

“종이 물고기가 헤엄 칠 수 있는 이유는 바다가 요구하는 존재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그 자체가 순수할지라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전히 붉은 상자 안에 든 종이물고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적응을 하고 나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기능적이기도 하다. 실용성이야말로 생명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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