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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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_마르크 레비(저자) | 이원희(역자) | 소담출판사 | 2018-05-10 | 원제 Elle & Lui

 


 

프랑스 파리의 한 레스토랑. 남녀가 마주보고 앉아있다. 서로 초면이다. 그런데 어찌 두 사람의 대화가 겉돈다. 분위기가 좀 살벌한 느낌도 든다. 마치 서로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이 만난 듯도 하다. 두 사람의 마음속엔 이런 마음도 들여다보인다. “도대체 당신의 정체가 뭐야. 나는 왜 여기에 앉아있지? 미쳤군.”

 

 

남자는 폴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미국의 소설가다. 미아라는 이름의 여인은 영국의 배우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각기 자신의 원 거주지를 떠나 파리에 와 있다는 것이다. 폴은 주변의 몇사람에겐 공개를 하고 움직였지만, 미아는 파리에서 잠수중이다. 건축가지만 얼떨결에 소설가로 이름을 올린 폴. 첫 소설을 책으로 펴낸 뒤, 건축가 활동을 중단하고 글쓰기에 전념한다. 글 쓰는 일이 그에게 뜻밖의 자유를 선물해줬기 때문이다. 첫 작품이 의외로 베스트셀러가 되자 폴은 오히려 의기소침해진다. 다분히 자신의 자전적인 글들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관심이 그에게 쏠릴수록 약간의 대인기피증이 있는 폴은 불편하기만 하다. 파리에서 생활한지 7년째, 그동안 그는 다섯 권의 책을 썼다.

 

 

미아는 한창 잘 나가는 영국의 여배우다. 어쩌면 연기자들의 공통점이겠지만, 미아는 연기생활에 젖어 살다보니 자신의 진짜 모습이 그립다. 숨 막힐 듯 밀어닥치는 스케줄에도 진력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역시 배우인 남편 다비드와의 관계도 틈이 많이 벌어졌다. 다비드 곁에 다른 여자가 있다. 인내에 한계를 느낀 미아는 파리에서 작은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절친 다이지의 집을 불쑥 찾아왔다. 달랑 여행가방 하나 들고 셰프 다이지의 집을 쳐들어온 것이다.

 

 

그럼 어쩐 일로 생면부지의 이 두 사람이 파리의 레스토랑에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가.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가 화근이다. 폴의 절친 아서가 몇 년째 독수공방하며 글만 쓰고 있는 친구를 위한답시고 사고를 친 것이다. 폴 모르게 몰래 데이트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프로필을 올려놓았다. 한편 미아는 파리에서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더러 있게 되자, 아예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머리 염색을 하고 본격적인 파리 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폴도 미아가 영화배우라는 것을 모른다. 우연히 친구 다이지의 컴퓨터를 열었다가 데이트 사이트를 보고 장난삼아 프로필을 올린다. 직업은 셰프라고 등록했다. 폴의 친구 아서가 폴이 올린 것처럼 미아에게 쪽지를 보내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이다. 잘못된 만남까지는 아니지만, ‘오해로 인한 만남이다. 어쨌든 두 사람은 은근히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잠시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게 된다.

 

 

소설은 뭐니뭐니해도 재미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꿀잼이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톡톡 튀는 대화가 코믹하다. 천연덕스럽다. 카타리스틱하기까지 하다. 소설의 중반까지는 진도가 잘 안 나간다. 밀당 타임이다. 이 소설을 읽게 되면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후반에 들어서면서 자못 진지해지고, 심각해지고, 반전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약간의 스릴러 분위기도 묻어있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소설의 무대 중 3분의 2는 파리, 나머지 3분의 1은 한국의 서울이다. 서울의 상황이 제법 소상하게 그려져 있다. 요즘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저 윗동네 소식도 들어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폴이 연신 식은땀을 흘리며 서울행 비행기를 탄 것이다. 출판사 초청으로(폴의 책이 한국에서 꽤 많이 팔려서 팬들이 무척 많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몇몇 언론과 잡지사 인터뷰, 대형서점에서 팬 사인회 등 바쁜 일정을 보낸다(실제로 작가는 2010년 서울 국제 도서전에 참가했었다고 한다). 폴과 미아는 그 후 어떻게?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모두 이야기해버리면 출판사가 엄청 싫어할 것임에 틀림없다. 스포일러는 되기 싫다. 하나만 더 추가하면, 소설 속 폴과 이 소설의 작가 마르크 레비는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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