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시선 - 우리 산문 다시 읽고 새로 쓰다
송혁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고전의 시선 - 우리 산문 다시 읽고 새로 쓰다

    _송혁기(저자) | 와이즈베리 | 2018-02-28

 

 

 

수시로 들락날락하고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것이 마음이다. 그러니 내 마음을 남이 알아주기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보다 나은 사람은 굳이 나를 알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은 나를 제대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오직 나와 같은 사람이라야 내 마음을 알 수 있다.” _중인 신분의 역관 변종운의 글 중에서. 맹자엔 마음에 대해 이런 글이 있습니다. “잡으면 있고 놓으면 없어지며, 나가고 들어오는 데 일정한 때가 없고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다.”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원하기 전에, 내가 나를 아는 것이 우선일 것 입니다. 내가 스스로 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남도 나를 알아주지 못하지요. 내가 나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한들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재상의 집에서 젖먹이는 암호랑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데, 진나라와 당나라 연간의 작품이라 한다. 그 그림 속 호랑이는 요즘 세속의 그림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기이하고 사납지 않은데도, 개들이 그 그림만 보면 벌벌 떨며 도망가 숨는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동물)그림으로 시험해보면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저 짐승도 속일 수 없거늘, 사람이 도리어 진짜와 가짜도 구분 못하고 그저 떠들어 대기만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_실학자 이용휴의 글 중에서. 가짜가 진짜를 몰아내는 세상입니다. 가짜 뉴스를 예로 들면, 인터넷 덕분에 그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지고 빨라지고 있습니다.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립니다. 통합보다 분열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개들도 진짜와 가짜를 분별하는 지혜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 감각을 상실하게 될까봐 염려됩니다.

 

 

남들이 나를 사람이라 해도 나는 기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해도 나는 근심스럽지 않습니다. 차라리 사람다운 이가 나를 사람이라 하고, 사람답지 않은 이가 나를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_고려 말 문신 이달충의 글 중에서. 살아가다보면 뒷담화(나는 중딩때 까지만 해도 뒷다마로 알고 있었습니다)를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십중팔구는 안 좋은 소리지요. 그 소문의 근원지를 찾아서, 그 입을 어떻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다보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남이 나를 훌륭하다고 평한다고 해서 내가 훌륭해지는 것이 아니고, 남이 나를 형편없다고 평한다고 해서 내가 형편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 평판은 외부에서 주어지지만, 결국 문제의 원인과 해결은 자신에게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 책의 지은이 송혁기는 조선시대 문학비평 및 산문작품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문 고전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오늘의 언어로 나누는 영역으로 글쓰기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각 꼭지는 짤막한 새 글과 그 글의 모태가 된 옛글’, 그리고 그에 대한 보충 설명 및 원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지은이가 고른 24편의 옛글은 명문장이라기보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솔한 교훈을 주는 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야’, ‘성찰과 배움’, ‘삶과 사람과 사랑’, ‘세상을 향해라는 4개의 주제로 편집되어있습니다. 부록으로 필사노트가 있습니다.

 

 

#고전의시선 #우리산문다시읽고새로쓰다 #송혁기 #와이즈베리 #신간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