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기본 10권 이상씩 읽는 것 같다. 아니아니, 열번. 10권이면 질리지 않을텐데 같은 책을 앉은자리에서 계속 읽자니 목도 아프고 입이 마른다. 종이 동화책은 열심히 찢길래 보드북을 몇권 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옥찌들이 읽던 책을 딸에게 읽어주는게 신기하다. 잘 만든 동화는 그 자체로 좋은데 입으로 소리내어 읽고 아기의 반응도 살필 수 있어 오감 만족?이 된달까.

 

 

 

 

 

 

 하야시 아키코는 유아 그림책을 정말 잘 짓는다. 종이책을 거의 찢어서 보드북으로 샀는데 지금보다 개월수가 적었을 때보다 지금 더 잘 본다. 예전에 이 책의 리뷰에서 아기들이 달님 나오면 방긋 웃고 구름 아저씨 나오면 인상 쓴다고 해서 설마, 이랬는데 딸이 그런다. 달님 안녕, 하면 고개를 꾸벅거리거나 손을 흔들며 웃는데 구름 아저씨 나오면 인상 쓰면서 구름 아저씨 걷어내려고 손으로 구름을 잡으려고 한다.

 

 

 

 

 

 

 그리고 다른 두권. 손이 나왔네를 몇번 본 후로는 옷을 입을 때 손이 쑥 나왔네, 하면 신이 나서 손을 쭉쭉 잘 뻗는다. 읽을 때도 쑤욱을 강조하고 영차영차에 리듬을 넣으면 까르르 웃는다. 하, 웃음소리 때문에 더 오버하고 나중에는 내 오버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된다. 구두 구두 걸어라를 읽을 때는 아기를 안고 발로 같이 걷는다. 구두가 깡총깡총 뛰다 넘어지면 같이 넘어지고 일어날 때 슬로우모션으로 조금씩 일어나면 그걸 또 좋아한다. 엄마가 힘들어하는걸. 하.

 

 

 

 

 

 

 

 까꿍놀이의 베스트북. 동물들이 무척 익살맞고 그림체도 간결하다. 예전에는 이 책만 계속 읽었는데 요새는 좀 시들하다. 벌써 까꿍할 나이를 지난거야. 지금은 자기가 숨고 알아서 까꿍하는게 더 재미있나보다.

 

 

 

 

 

 아기들은 실물을 명확한 사진으로 보는게 좋다고 하는데 그런 그림책은 구성이나 이야기가 후줄근하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기다렸다는 듯) 도서관 책 보면 진짜 개똥같은 동화책이 너무 많다. 특히 유아 대상 책은 민망할 정도로 짜임새가 없거나 만듦새가 엉성하다. 초점 책이라고 검정과 흰색만 나열해놓거나 강제 교훈을 주입하고 그림도 너무 대충이라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책들이 너무 많다. 숲속 친구들 잔치라면서 개랑 고양이 나오는건 애교 수준이고 이야기도 너무 고리타분하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면 비룡소나 보림, 보리 출판사의 책을 주로 고르게 된다. 

 

 보리 세밀화 시리즈는 알고만 있었는데 이번에 몇권 사고 빌려서 보는데 아기가 좋아한다. 과연 좋아할까였는데 부드러운 그림체와 단순하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에 몇번을 읽어도 재미있다. 특히 '나도 태워줘'와 '엄마엄마'를 많이 읽어주는데 나도 태워줘에서 마지막에 소가 음머하고 내가 태워줄게할 때를 제일 좋아한다. 엄마랑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서 소가 밀고 다른 동물들도 신나서 같이 가는 장면은 다정하다. 아기는 곡식이랑 야채 나오는 그림을 보면 먹는 시늉을 한다. 보리 짱이다.

 

 

 

 

 

 

 옥찌들 동화책 고르려고 제일 많이 드나들었던 곳은 K님과 N님 서재였다. N님은 나중에 옥찌들이 좀 더 컸을 때 자주 들렀던 기억이 난다. K님은 작가였는데 동화책 리뷰도 많이 해서 덕분에 숨겨진 보물같은 (상투적인지만) 책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제 숨겨진 것까지는 아니지만 색감이 무척 예쁜 책들. 아, K님 덕분에 보림 출판사를 좋아하게됐지, 기억이 새록새록한게 맞나, 내 기억 맞는건가. 아기보다 엄마가 더 좋아하는 그림책인데 옥찌들이 다 찢어서 새로 샀는데 이번엔 딸이 그렇게 찢는다. '야옹이~' 책은 아기들이 찢고 싶은 책인가. 그때 읽었을 때도 뭉클했는데 지금 읽으니 새삼스레 좋다. '나의 크레용'은 아기가 인지력이 좀 더 자라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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