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잔혹극]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활자 잔혹극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살인이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한 집약은 얼마나 될까, 게다가 이 글이 읽혀질 때의 복잡함에 대한 발견에 대한 답은 언제쯤 이해가 될 수 있을까.



앞의 문장이 하고 있는 말은 솔직히 말하면 나도 잘 모

르 겠다. 이유는 생각의 복잡함이 어떻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의 뱉어냄으로 인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거부하게끔 만들고 있을테니까. 어쩌면 이렇게 말하고 있는 이 전 문장도 마찬가지일 지 모른다. 아마 누군가가 하고 싶은 말을, 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단순히 활자를 읽을 수 있다는 그 자체로 모두 이해를 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그 자체로써 존경받을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하 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전부터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지금에 이르러서, 그러한 장애(이는 어떠한 방해물로 인하여 불편하게 만들어진 뜻 정도를 말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사용된 표현)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얼마나 참혹할 지 느낄 수는 없지만 생각하고 또 뇌의 시선이 그 언저리 즈음에 미칠 수는 있을 것을 말한다. 어찌보면 ‘221B’에서 느껴지는 추리의 황홀이 첫 장부터 빠른 속도로 펼쳐질 거라 생각을 했지만 그런 것 따위는 뛰어넘는다해도, 그에 못 미친다해도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이 책은 단순히 우아하게 양파를 아주 얇게 한 껍질씩 벗겨나가는 그러한 아릿함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러저러한 시선으로 옮겨가다

가 또 전지적 시점으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듯한 글쓰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어떻게 보면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찌보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시선에 계속해서 방해받고 있으며,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수로의 방향을 틀어 끼워맞춘 듯한 파이프처럼 삐그덕대게 만들곤 한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단순히 좋았다는 표현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 그조차도 이 책은 그랬어야만 했다. 어떠한 것을 정확히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왜 이러는 지, 어떻게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지에 대한 답은 모두 작가의 시점에 달려있었다고 생각을 했다. 조금씩 어긋나면서 질척거리는 느낌 등을 조금씩 타협점을 찾으며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평행선처럼 끝내 못만날 것이 아니라 벌어져가는 각도의 시작점은 언제나 한 점에서 만난다는 것을 기억하게 되면 쉽게 풀릴 것만도 같았다. 그만큰 작가는 조금씩 다시 과거로 한 발짝씩 되돌아가고 있었다. 처음에 말했던 그게 그거야. 죽였다고, 알아듣겠어? 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글 자를 읽을 수 없음에 대한 슬픔. 어쩌면 좌절. 단순히 어떠한 능력이 없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열등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테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자기 절제로 극복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생각해내서 단정지을 수 있으려면 그 이외의 조건은 모두 다 같아야만 한다. 비교를 할 수 있을 대조군을 두고 나서 어떠한 한 가지 특성의 다름을 비교실험해볼 수 있는, 동일한 조건. 하지만 출발선이 달랐고, 그래서 끝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혹자는 그런 것을 두고 자기 합리화라 말할 지도 모르며, 어쩌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꾸며낸, 하지 못할 것에 대해 미리 두려움을 가지고 미리 진을 쳐둔다고 할 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아직까지는. 유니스 파치먼은 이론적으로 가능해진 자기 극복을, 출발선부터 틀어져버린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열등감과 좌절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해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그 이전의 모든 시간과 감정, 모든 이유들

은 되돌려 생각해보면 말이 되지 않을 것이 없다. 우연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는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수백만 개의 원인이나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 모두들, 원하는 대로 생각해버리니까 그 가능성은 1로 좁혀지는 것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