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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스퐁나무 보름달문고 25
하은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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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원을 집어 삼킨다는 괴기스러운 스퐁나무는 결국 사원을 지탱시켜주는 힘이었다. 등을 맞대고 있어 때론 보이지 않고 함께 있어도 외로운 가족. 늘 곁에 있다는 것으로 안도하면서 정작 마주보지 못하는 사람들. 사랑해서 곁에 두고, 늘 그곳에 있음으로 안도했던 시간을, 아빠는 조금 미안해하며 깨닫고 있었다. 현이가 아빠의 감정의 문제를 이해하면서, 엄마에게 새 남자친구를 사귀라고 말하겠다고 하는 만큼 아빠도 자신의 감정을 사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어떨 땐 어린 아이의 생각이 어른의 깊이를 앞지른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도 다 성장했다고 이야기 할 순 없다. 단지 그 단계를 지나 다른 단계에 접해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움직이는 마음에 대해 이해받을 곳 없던 아빠가 아들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는 서슴없다. 너무나 감성적으로, 눈물을 숨기지 않으며, 머리와 맘이 따로 움직이는 걸 어떻게 할 수 없어 잔뜩 겁먹은 얼굴엔 물음표를 툭툭 띄우며. 현이는 어른스럽게 아빠의 갈등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렇게 씩씩해 보이던 신이 누나가 속으론 예쁘지 못한 외모와 짝사랑 때문에 많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화를 내고, 두려운 꿈을 꾸면서도 엄마의 입장과 아빠의 입장을 따로 생각하고 이해하려하고 있었다. 
    함께 성장한 두 사람과 한국 땅에서 홀로 아파했을 한 사람이 만나 상처를 다 치유했을지, 상처의 딱지를 떼어버렸을지는 알 순 없다. 하지만 곁에서 빛나는 별을 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없는 줄 알았지만 신경 써 보고 좀 더 가까이 가면 늘 거기 있는 무엇에 대해 알고 돌아가는 중이라고, 이젠 웃으며 서로에게 더 든든한 스퐁나무가 될 것이라고. 부모의 갈등에 아파하는 아이에게, 아이의 아픔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어느 부모에게 슬쩍 건네고픈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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