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마이클 프레인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이럴 때가 한번쯤은 있다. 무언가에 미치거나 눈이 멀어 모든 것이 폭풍처럼 밀고 간 뒤 자신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자기가 애써 잡고 있으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모를 때가.


이 작품은 한 남자가 시골에 내려와 이웃에게 초대 받아 가서 목격하는 그림 때문에 벌어지는 한 남자의 좌충우돌 모험담이다. 남자는 그 그림을 브뤼겔의 <일 년의 대순환> 중에 사라진 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발견해서 부와 명성을 얻을 생각에 빠진다.


작가는 남자의 그런 브뤼겔의 사라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브뤼겔의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묘사, 그리고 브뤼겔이 살았던 시대의 네덜란드의 역사 배경까지 적고 있다. 그림과 함께 보며 읽으면 더 좋을 작품이다. 하지만 그림을 모른다고 해도 상상할 수는 있다. 브뤼겔이라는 화가의 삶과 그 시대로 떠나는 여행은 재미있고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족하다.


제목에서도 나타나듯 주인공은 곤두박질친다. 아마추어는 아마추어일 뿐이다. 그리고 사기꾼 소질이 없는 자는 절대 사기꾼이 될 수 없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기에 이카루스는 추락했고 주인공은 곤두박질쳤다. 브뤼겔이 추락하는 이카루스에 대해 그린 그림을 묘사하는 장면은 어쩌면 주인공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운 충고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세상은 부뤼겔이 살던 때와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은 듯하다. 언제나 인간은 자신이 살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빚쟁이는 눈앞에만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뉘앙스의 주인공의 마지막 말은 이 작품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핵심이다. 하지만 만약 주인공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래도 영원히 마지막까지 주인공을 고뇌에 빠트리듯 주인공을 후회 속에 빠트리지 않았을까 싶다. 언제나 인간이란 무엇을 하건 안하건 후회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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