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 리버 1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임헌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이미 영화로 알려진 작품이다.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별로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건 감독이 영화를 잘못 만든 탓이다. 지금까지 읽어본 작가의 작품 가운데 끝까지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기억될 테니 말이다.

 

한 형사가 있다. 베테랑 형사로 나이가 들었지만 전적은 화려하고 폭력성은 주체할 수 없이 야만적인 사람이다. 그는 자신 안에 존재하는 폭력성을 안다. 제어할 수 없다는 것도. 그래서 그는 훌리건 제압에서 사고를 내는 바람에 작은 마을에서의 살인사건을 맡으라는 식으로 쫓겨난다. 그는 연쇄 살인의 냄새가 나는 기이한 살인을 접한다. 그런 오지 마을에서 있음직하지 않은. 그래서 곧 추적에 들어간다.


또 한 형사가 있다. 아프리카계로 지하세계를 섭렵한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로 모습은 전형적인 아프리카인의 머리에 알록달록 모자를 쓰고 있다. 그도 불복종에 의해 좌천되어 시골에 발령을 받은, 하지만 아직은 젊은 형사다. 자신의 작은 마을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사건이라고 하기에도 이상한 학적부 도난사건이라든가, 무덤에 들어가는 일 같은 것... 이력이 남달랐던 만큼 그는 이런 일련의 사건에 뭔가가 있음을 직감하고 사건 조사에 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두 형사가 각기 다른 사건을 파헤치는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이 만났을 때 사건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The Crimson Rivers... 영어 제목이다. 여기에서의 크림슨, 즉 이 책의 제목이 된 단어가 궁금했다. 찾아보니 역시 진홍색이라는 뜻이다. 진홍색이나 선홍색이나 마찬가지겠지 싶다. 이 책에는 선홍색 강을 올라가...라고 나오니 말이다. 의미심장한 단어다. 한 단어가 이렇게 축약적일 수도 있다는 거, 놀랍지 않은가.


이 작품을 영화로 보고 책을 보기를 포기하신 분이 혹 있다면 실수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다. 원래 원작보다 나은 영화는 흔치 않다는 걸 우리는 안다.


우리는 주인이요 노예다.
우리는 도처에 존재하는 동시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측량사다.
우리는 선홍빛 강을 지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책을 덮으며 이 말이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걸 느낀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이자 노예이며, 우리는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우리는 우리 삶을 측량하려 애를 쓰며, 우리가 만든 어떤 색으로 든 존재하는 삶이라는 강을 지배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은 어떤 색의 삶의 강을 건너려 하시는지...


댓글(5)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6-03-0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계는 없지만 2편 영화에서 장 르노가 아주 명대사를 합니다.
`당신들은 종교를 가장해서 수백년동안 장사를 해왔을 뿐이야..' 라고요..

물만두 2006-03-0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영화 생각하지 마세요. 전 영화 안봤지만 만돌이가 얘기해줘서 아는데 내용이 전혀 틀립니다.

Mephistopheles 2006-03-06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줄 알았어요...영화는 정말 아니였거든요..

물만두 2006-03-06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 제 동생도 그러더군요.

2006-03-24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