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끈 - CSI: 과학수사대, 라스베이거스 #6
맥스 알란 콜린스 지음, 김종각 옮김, 한길로 감수 / 찬우물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영화 <살인의 추억>에 이런 말이 나온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아직도 미해결된 살인 사건으로 우리나라를 한동안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 사건의 패턴과 유사하거나 같은 살인사건이 지금 일어난다면 우리의 느낌은 어떨까? 아니 담당 형사들의 느낌은 아마도 이 작품과 유사하지 않을까...

십년 전 캐스트라는 이름의 연쇄 살인범이 살인을 저질렀지만 사건은 미궁 속에 빠지고 경찰들은 범인을 잡지 못한 미제 사건으로 남겼었다. 그런데 그와 유사한 사건이 다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똑같은 패턴이 아니다. 이것은 캐스트가 행동을 바꿔 저지르는 이어지는 사건인가, 아니면 카피캣의 모방 범죄일까. 그리섬과 그의 CSI 대원들, 그리고 옛날 캐스트 사건을 담당했던 브레스 경감이 다시 한 번 범인 검거에 나선다.

이 작품은 작품의 내용보다는 오히려 다 읽은 뒤 부록으로 묶인 연쇄 살인범들의 내력에 더 눈길이 가는 책이다. 그 내용을 더 자세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죽음의 끈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살해되어 부패하는 시체가 썩는 냄새도 고약할 것이고 그런 현장을 보는 것은 끔찍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살인과 보이지 않는 부패와 점 점 조여오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사회악의 근절되지 않는 끈은 어찌할 것인가. 그런 것이 어쩌면 캐스트라는 연쇄 살인범보다 더 흉악하고 잔인한 것 아닐까 싶다.

왜 사회에 캐스트라는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왜 우리 사회에 화성 연쇄 살인범이 등장해야만 했던 것일까. 그것은 혹 빙산의 일각은 아닐까. 우리 내부에서 썩어가는 많은 것들 중에 눈으로 확인되고 달려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들... 진정 그것들이 죽음의 끈일까... 책을 덮으며 나는 그것보다 더한 죽음의, 살인의 끈이, 더 악의적이고 악랄한 끈이 있음을 느낀다. 오싹하다. 추리소설이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세상은 이보다 몇 백 배 더 잔인하다. 단지 보여 지지 않고 보지 않으려 할 뿐이다. 그러니 한번 생각해 보시길. 과연 죽음의 끈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우리가 미치도록 잡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6-01-2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쇄살인범의 80%가 백인남자라고 하던데...백인남자는 역시 악의 축인가 봅니다..^^

물만두 2006-01-2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기는 하다고 하지만 점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같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