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7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열네 살... 그리고 열세 살... 그 나이에 나는 무얼 했었는지를 생각해보니 한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그 또래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정해놓은 길을 그저 걸었을 뿐... 아무런, 내 생각으로 한 일은 없었다. 정말 그 나이는 그래도 좋은 걸까...
열세 살에 살인을 한 동생을 둔 열네 살의 형은 동생의 무혐의를 벗기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 아이는 내 동생이 아니라고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를 이해하고 가족이라는, 형제라는 이름으로 도와주려고 애를 쓸 뿐이다. 이 상황이 닥친다면 누구도 이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허구다.
하지만 열네 살... 이 나이는 충분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고 아직 자신만의 가치관과 정의가 성립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판단은 있는 나이니까. 삼품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구조대원들이 오기 전에 그 안에 뛰어 들어가 사람을 구하던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중, 고등학생이었다.
우리가 이 나이의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제도권 안에 수용하려 하고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밀어 붙이고, 소수의 독특한 아이들을 인정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인정하는 경우 세상과 타협을 모르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가득 찬 아이들은 이탈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결국 언젠가 또 다시 부메랑처럼 우리가 보호하려고 애를 쓴 잘 따라와 준 아이들의 적, 아니면 동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이들이 사회라는 틀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감자는 이렇게 말한다. 168쪽에서...
"누군가가 동생 곁에 있어줘야 해요. 누군가 그 애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인범을 상대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이상한가요? 그렇지만 그 애는 내 동생인걸요."

그 나이 아이들은 아름답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름다운 아이들을 아름답지 않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생각하고 반성하는 것은 우리 몫이 아닐까 싶다. 열네 살의 아이도 용서를 알고 신의를 알고 지켜야 할 도리를 안다. 우린 지금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또 많은 이들을 잃게 만들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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