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윌리엄 베이어 지음, 서현정 옮김 / 남도출판사 / 1995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윌리엄 베이어의 프랭크 자넥 형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이 윌리엄 베이어의 처녀작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은 처녀작으로 1981년 에드거상 장편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신인상이 아니라 말하자면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프랭크 자넥은 <창조자>에도 등장하니 이 작가가 또 한 명의 경찰 시리즈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할 만하다고 본다. 하지만 에드거상의 명성의 기대로 볼 때 그다지 못 미치는 작품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로렌스 샌더스의 <제 1의 대죄>를 연상시킨다. 범인도, 그리고 프랭크 자넥은 댈러니 경감을 연상시킨다.

한 정신병자가 송골매로 살인을 저지르고 그것을 우연히 목격한 방송국 기자 팜은 그것을 방송함으로써 방송계의 스타가 되지만 범인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자넥 형사는 그런 팜을 보면서 범인이 그녀를 노리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경찰이 범죄자를 앞설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는 번번이 한발 늦는다.

이젠 인간의 살상 무기가 송골매까지 진출했다. 무형의 살인 무기를 개발하다 못해 유형의 자연물을 살인 무기로 유전자 변형시키고 길들이는 지경이 된 것이다. 그렇게 따지자면 우리 자신이 살인 기계인지 모르겠지만... 뉴욕의 도심 상공에 나타난 매 한 마리... 한 여자를 살해하고 유유히 살아지는 송골매... 그것을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재빨리 보도하는 여기자... 그것으로 돈을 벌려는 방송국 사장... 매 조련사, 매를 암거래하는 사람들... 그리고 살해당하는 사람들을 지켜 주지 못하는 경찰...

이 작품은 경찰과 범인의 양대 시각에서 벗어나 범인과 방송, 범인과 최후의 먹이로 낙인찍힌 여 기자 팜, 프랭크 자넥 형사의 삼각 구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말하자면 범인, 희생자, 경찰의 시각이 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끝에 가서는 맥이 좀 풀린다. 범인의 범죄 동기가 막연하고 - 단지 송골매가 되고 싶다는 이유가 살인의 이유라니 - 마지막 범인의 최후도 설명이 부족하다. 마지막에 팜과 범인의 결투나 자넥이 팜을 구출하는 것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지만 이 작품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살인자의 욕망을 동물의 욕망에 투영하는 것 같으니 어쩌면 이런 결말도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광고에서 그랬듯이 2%의 부족함 그것을 느낀다. 결말은 어처구니없게 끝나지만 그것 역시 <제1의 대죄>의 결말을 연상시킨다. 

이 작품에서 초지일관적인 인물은 프랭크 자넥이라는 55세의 형사뿐이다. 에드거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한번 볼만은 하지만 큰 기대는 갖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절판된 상태라 쉽게 볼 수도 없겠지만... <창조자>도 그렇고... 하지만 프랭크 자넥이라는 형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간다. 이 작가의 작품에 계속 프랭크 자넥이 등장한다면 다른 작품도 출판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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