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은 스키를 타지 않는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49
패트리샤 모이스 지음, 진용우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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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스키를 타겠는가. 처음 동서문화사에서 낸 책의 제목은 <사자는 스키를 타지 않는다>였다. 그때 사자가 죽은 사람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서양 사람들은 동물 사자에 대한 어떤 은유적 표현이 있는 지 생각했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코끼리는 기억한다>처럼. 하지만 죽은 사람을 뜻하는 사자였다.  

티베트 경감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이 구미에 맞는 이유는 아리스티 풍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이고 고전적 트릭 위주의 작품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휴가를 가장하고 마약 밀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스키 산장에 부부 동반으로 머물게 된 티베트 경감. 그 산장에 머무는 사람들. 그리고 일어나는 사건. 그들 중 누군가는 살해되고 누군가는 살인자다. 과연 누가 살인자인가. 오랜만에 읽는 범인 찾기 추리 소설이다.  

일정 요전을 갖춘 제한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건을 풀어 가는 이야기는 이제 이런 작품이 더 이상 새롭게 쓰여지지 않는 시점에서 1959년 작품으로 처음 읽는 것이지만 좋다. 오히려 신선하게 생각된다.  

이 작품은 스키장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이다. 예전에 읽은 「터프 쿠키」가 생각났다. 선전 문구가 "아내 도움을 받는 타베트 경감"이었기 때문에 그 작품처럼 여자가 사건에 나서서 해결하는 이야기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티베트 경감의 아내는 그냥 남편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조수에 불과하고 해결은 남편이 모두 한다. 물론 무심코 단서를 제공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 자신이 그 사실도 모른다. 그러니 선전 문구는 틀렸다.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다.

불행한 것은 페트리시아 모이즈의 작품을 이 작품 하나만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하필이면 티베트 경감 시리즈라 더욱 안타깝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계속 출판되는데 비슷한 작품은 왜 출판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 출판할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인지. 죽은 사람은 스키를 타지 않지만 죽은 사람의 추리 소설은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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