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용함수의 치명적 유혹 소설로 읽는 경제학 2
마샬 제번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북앤월드(EYE)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소재도 추리와 접목될 수는 있다. 로맨스도, 역사도, 양자역학도...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관건은 잘 쓰느냐 못 쓰느냐의 차이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졸작이다. 경제학적 면에서도 그렇고 미스터리적 관점으로 봐도 그렇다. 두 명의 경제학 교수가 머리를 맞대고 이것밖에 못썼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남자가 살해되고 다시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건이 해결되기까지를 더듬어 가는 이 작품은 너무 허점 투성이다. 장황한 경제학 용어의 남발이 짜증나게 만들고 특히 부엌칼과 자동차의 비교는 정말 우습기까지 하다. 아버지가 가정에서 손님에게 하듯 친절하지 않은 이유를 경제학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작가의 머리를 의심하게 만든다. 이득이 없기 때문에 가정에서 무뚝뚝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라니 참... 그리고 마지막 결말은 무엇인가. 죄 지은 인간은 우아하게 자살하게 만들고 죄 없는 사람은 감옥에서 썩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인지... 또한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이 과연 가능한 지도 의문이다. 경제학의 이론만이 능사는 아니고 사람마다, 사회마다 일률적으로 효용함수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실 예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정말 소설을 쓴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역시 경제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간성 말살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래도 세 권씩이나 출판되어 별로라는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읽었더니 - 아니 사실은 망설이기는 했다. - ... 혹시나가 역시나 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어쩜 유일하게 시리즈를 읽지 않는 작품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