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백골 동서 미스터리 북스 137
오스틴 프리맨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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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도서 추리 단편집이라는 추리 소설사의 한 면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이 단편집에는 <노래하는 백골>에 수록된 단편인 <오스카 브러트스키 사건 The case of Oscar Brodski>, <노래하는 백골 The Singing Bone>, <계획된 살인 사건 A case of premeditation>, <전과자 The changed immutable>, <어느 퇴락한 신사의 로맨스 A wastrel's romance>의 5편과 <파랑 스팽글 The blue sequin>, <모아브어 암호 The moabite cipher>, <버너비 사건 The case of Banarby>이 추가되어 8편이 수록되어 있다. 내가 제목을 영어 원제목과 같이 적는 이유는 다른 단편집에도 중복 수록되어 다른 이름으로 혼란을 줄 염려때문이다. 

독일 동화를 제목으로 따온 이 작품은 최초의 도서 추리 단편집이다. 리차드 오스틴 프리먼이 창조한 탐정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하는 단편들은 기발하게도 과학이 수사에 이바지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요즘 출판되고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는 과학수사대 CSI의 원조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리차드 오스틴 프리먼은 실제의 범죄 수사에 도움이 되는 추리소설을 쓴 의사 출신의 작가다. 그가 창조한 존 손다이크 박사는 법의학의 전문가인 의사이며 동시에 법에 대해서도 잘 아는 변호사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건장하고 활동적인 체질에 근엄하고 고전적인 인상. 예리한 시각과 청각을 가지고 있고 홈즈 버금가는 예민한 추리력을 자랑한다.  

그에게는 또한 왓슨같은 저비스 의사가 있다. 단점이라면 홈즈와 마찬가지로 속전속결이라 사실적이지 않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손다이크 박사가 처음 등장한 붉은 엄지손가락의 지문이 출판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지만 이 책으로 만족하기로 하겠다. CSI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할 만한 작품들이다.

오스틴 프리먼이 창조해 낸 탐정 손다이크 박사도 탐정사에 남는 인물이다. 존 손다이크 박사와 그의 친구 크리스토퍼 저비스 의사가 마치 홈즈와 왓슨처럼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오스카 브러트스키 사건>, <노래하는 백골>, <계획된 살인 사건>, <어느 퇴락한 신사의 로맨스>는 그가 처음 만들어 낸 도서 추리 형식의 작품이고 나머지는 범인 찾기 형식의 작품이다.

오스틴 프리먼의 도서 추리 단편의 문제점은 범인을 바보로 만들어 버린다는 데 있다. <계획된 살인 사건>의 범인만 빼면 마치 범인은 모두 바보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것은 손다이크 박사의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지나치게 손다이크 박사의 뛰어난 점을 부각시키다 보니 손다이크 박사도 홈즈처럼 척 보면 압니다 식이 되고 말았다. 범인이 그렇게 바보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안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하는 대표작인 <오스카 브러트스키 사건>보다 <계획된 살인 사건>이 훨씬 돋보였고 도서 추리 단편이 아닌 <전과자>, <버너비 사건>이 괜찮게 보였다. 하지만 이 작품의 의의는 손다이크 박사라는 색다른 탐정을 만나는데 있다. 또한 최초의 도서 추리 단편집을 읽는 데 의의가 있다. 원조를 읽지 않고 다른 도서 추리 작품을 말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의 장점은 또 한 명의 독특한 탐정을 만난다는 것과 도서 추리 단편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이라고 하면 어이없을 정도로 손다이크의 사건 처리가 빠르다는 것이다. 과학적 장비로 사건을 해결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줘 그 당시에 이미 과학적 체계가 수사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지만 순식간에 처리하는 것은 좀 비현실적으로 보여진다. 그래도 볼 만한 책이다. CSI의 원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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