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레드메인즈 동서 미스터리 북스 32
이든 필포츠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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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추리 작품 9위에 선정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읽으면서 감탄하면서도 열이 받게 품이다. 빨강 머리 레드메인즈라고 불리는 집안 사람들이 로버트 레드메인즈에 의해 차례대로 살해된다. 처음 살해된 사람은 그의 조카 사위였는데 그의 연쇄 살인 사건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레드베인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그의 유산이 남은 사람들에게 상속된다는 것이다. 그는 두 번째로 자신의 작은형을 살해하고 마지막으로 큰형을 노린다. 그들에게는 레드메인의 과부가 된 조카딸을 사랑하는 경감이 있었지만 그는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지막 남은 큰형은 미국의 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두 명의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경찰과 탐정이 만나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이 작품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경찰이라는 작자가 무능하기가 이를 데 없는 멍청이라 짜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경찰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더 깔끔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경찰이 계속 헛다리를 짚게 만드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반대로 가게 만드는 형색이다. 그러니까 트릭이 너무 지나쳐 뻔히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고 아, 이 사람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스승이구나 하는 것을 오히려 깨닫게 되었다. 물론 청출어람이 된 격이지만. 

이 작품은 사실 읽고 내가 실망을 한 건지 아니면 놀란 건지 잘 모르겠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든 필포츠에게는 어떤 기대치가, 내가 생각하던 무언가가 있었던 모양이다. 읽고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괜찮고 그다지 마음에 안 들 구석은 별로 없는데 내가 선호하는 류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기대하던 탐정 <어둠의 소리>에 등장한 탐정 존 링글로즈가 등장하는 작품이 아니라서 좀 실망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어둠의 소리>보다 한 단계 높은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등장 인물들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 치밀한 전개와 허를 찌르는 발상은 놀라웠다. 물론 처음 부분을 잘 읽어보면 범인은 짐작이 가지만 범인을 짐작하고도 결말을 보면 더 놀라게 되는 작품이었다. 재미와 당시 상황, 그 모습의 묘사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은근히 동적인 듯 보이지만 정적인 작품이라고나 할까. 보여지는 작품 이면을 봐야 할 것 같은 작품이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성급한 판단을 하게 되는 내게는 마음에 닿지 않은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책을 덮고 생각할수록 작품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든 필포츠의 작품을 좀 더 읽고 싶어졌다. 좀 더 번역해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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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4-23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읽으세요... 일단 읽으셔야 합니다. 이 작품 영국 추리 작품 9위에 선정되었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