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한 짐승 동서 미스터리 북스 85
에도가와 란포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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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집에서 내 눈길을 가장 끈 것은 탐정 아케찌 고고로의 등장이다. 그가 등장하는 작품은 <심리 시험>, <D언덕의 살인>, <천장 위의 산책자>로 이 세 편뿐이지만 탐정의 등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긴다이치 고오스케를 만나고 다시 에도가와 람포가 탄생시킨 탐정을 만난다는 것은 횡재한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그는 시대 상황이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긴다이치 고오스케를 연상시키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부스스한 머리라든가 외모를 신경 안 쓰면서도 비상하게 머리를 굴리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점은 <천장 위의 산책자>에서 범인을 잡을 때 유감없이 발휘된다.

난 이런 단편보다는 중편에 가까운 이 작품집의 표제이기도 한 <음울한 짐승>을 언급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의 언급은 자제하고 싶다. 쓰게 되면 스포일러성 글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이 작품보다 작가의 다른 단편들이 훨씬 마음에 든다. 유명한 단편인 <2전 동화>도 재미있었고, 독특한 면을 보여주는 <거울 지옥>, 전쟁 후의 인간성 상실과 패전에 대한 나름대로의 아픔을 드러낸 <배추벌레>의 독특함도 좋았다. 특히 인간 심리를 절묘하게 다룬 <빨간 방>은 백미라 생각된다.

<음울한 짐승>과 <2전 동화>는 1986년 일본 문예춘추가 뽑은 일본 추리 소설 100선 가운데 14위와 13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25위가 <심리 실험>이었다. 또 다른 한 편은 <고도의 마인>이다. 이 작품이 빨리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의 단편집이나 아니면 아케찌 고고로 (아케치 고코로인지 코고로인지 혼동되누만...)가 등장하는 단편들만 따로 모아 출판해 주면 더욱 좋고 말이다... 이 참에 일본 탐정 시리즈를 계획해서 출판해 봄직도 하련만... 이것은 나의 꿈으로 끝날 것 같다. 그래도 꿈을 꾸고 기다린 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이렇게 언젠가는 출판이 되어 주니 말이다... 아, 빨리 동서 추리 문고가 나와야 할텐데 걱정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나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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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04-1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 발음은 [아케치 코고로]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킨다이치 코우스케와는 이미지와 스타일이 많이 틀리지 않나요? 킨다이치 코우스케가 지저분하고 부시시하고 옷도 대충 걸친 듯한 인상이라면, 아케치 코고로는 양복이 잘 어울리는 샤프한 신사의 이미지가 있는데요?

물만두 2004-04-1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는 듯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냥 제가 그렇게 느꼈다는 겁니다. 단편 달랑 세 권 가지고 알수 없으니 더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좀 더 자세히 비교하게요... 그리고 일본 사람 이름 좀 제대로 번역해 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하긴 영어 이름도 시리즈에서 사라였다 새라였다 하긴 하지만요...

물만두 2006-06-3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고전중의 고전이죠. 에도가와 람포가 쓴 작품이니까요. 에도가와 람포상의 그 작가입니다. 님의 취향에 맞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