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불꽃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한 소년의 고뇌를 담고 있다. 복잡한 가정사... 어머니의 이혼한 남편이 찾아와 집안을 차지하고 돈까지 뺏고 어머니를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소년은 이제 어머니와 여동생을 지킬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그 푸른 불꽃이 피어올라 자식을 태울 동안 어머니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어머니는 자식에게 무엇을 가르친 걸까. 무엇을 알려준 걸까. 단 한마디만 해주었더라도 아들은 푸른 불꽃에 잡혀 먹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 남자가 집에 있는 이유는... 하며 말이다. 어느 날 아들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살인자가 되었다. 그 살인의 증거를 손에 넣은 친구까지 죽이게 되었다. 어머니는 단지 아닐 것이다 하고 생각만 한다.  

도대체 어머니란 사람, 자식을 지켜야 할 사람은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 하지만 이것은 어머니만의 잘못은 아니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물었어야 한다. 그 사람이 집에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그리고 이해하고 조금만 참았더라면 푸른 불꽃은 피어오르지도 않았을 지 모른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참을 수 없이 사람이 싫어질 때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그냥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면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일이다. 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방법조차 배우지 못하게 된 것일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왜 이것을 가르치지 않게 된 것일까. 도대체 세상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것이 이들만의 문제일까. 우리는 과연 다를까. 읽는 내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질문 가득한 작품이었다.

이런 일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다. 매맞는 어머니를 대신해서 아버지를 폭행하다 살해한 아들, 어머니가 매를 맞으면서도 자식들 때문에 이혼을 못하고 산다는 넋두리를 듣고 자란 딸이 정신병원에 피해망상증 환자로 입원했다는 이야기 등... 왜 문제가 생기면 가족 모두가 해결을 할 생각을 하던가 더 큰 어른이 해결을 하지 않고 방치를 하는 것일까. 부모는 자식을 어리다 생각하지만 자식은 십대면 다 컸다. 아니 너무 커서 오히려 무분별하고 사춘기라 무모하기까지 하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예전에 있었던 어떤 사건을 떠올렸다. 그 사건은 물론 성격은 다르지만 어쨌든 자식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한 것이다. 어머니는 뒤에 남고 말이다.    

부모가 자식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어린 자식은 이 험한 세상을 스스로가 짊어 지고, 거기에 가족까지, 부모와 형제까지 보호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을 사랑하는 아이는 그렇게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과보호, 방임, 이런 말도 많지만 우리가 진정 가정을 어떤 모습으로, 가족의 공동체, 개개인을 존중하며 서로 의지하면 살아가는 울타리로 여기고 있는가 이 작품을 보면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싶다. 이건 절대로 남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한번 더 말하지만 모든 인간 관계는 대화 부족에서 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도모코가 슈이치에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했다면 과연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가정이라는 울타리의 개념을 수직 구조에서 수평 구조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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