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인간 -상 - 김성종추리문학전집 8
김성종 / 남도출판사 / 1981년 12월
평점 :
절판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여자는 더 좋은 남자를 찾아, 신분 상승을 위해 그 남자를 버리고, 그 남자아이를 지우고 떠난다. 남자는 복수를 결심한다. 그의 복수는 치밀하게 잘 짜여져 있다. 지금까지 본 김성종 추리소설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근사한 작품이었다. 이 정도라면 다른 나라 작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약간의 미비한 점은 눈에 띄지만 그것은 옥의 티일 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을 생각했다. 사람의 인연이란 무엇일까... 사람의 팔자란 무엇일까... 운명이란 진전 정해진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나는 운명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운명을 이미 만들었다면 그것은 성격과 욕심의 가감에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의 그릇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운명은 가혹할 것이고 자신의 그릇에 알맞게 산다면 시련은 없을 것이다. 또 너무 욕심이 없다면 자신의 그릇을 다 채우지 못하겠지. 그것 또한 불행일 것이다. 이것을 조절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운명 운운하는 것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내 그릇의 크기를 생각해 본다. 과연 난 덜 채웠을까, 더 채웠을까...

어쨌든 김성종 추리 소설을 더 읽고 싶어졌다. 이제야 그가, 그의 작품이 마음에 든다. 아마 그의 작품은 좀 나이가 들어 읽어야만 하는 작품이었던 모양이다. 이해 부족으로 그 동안 작가를 홀대하고 폄하한 이 못난 독자를 부디 용서하시길... 그런데 진짜 1981년 당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을까... 요건 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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