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옥용 옮김 / 동방미디어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제발 출판사에게 부탁인데 어설픈 부제 좀 붙이지 말아 줬으면 한다. 부제만 보면 한 형사가 등장하는 세 가지 이야기로 오해하기 딱 좋기 때문이다. 형사는 표제인 <베테랑>에만 등장한다. 그리고 이 작품 제목 베테랑이 의미하는 것은 각 단편마다 모두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첫 번째 작품 <베테랑>을 보면 법이 아닌 다른 식의 정의, 그들만의 정의가 등장한다. 베테랑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러나 마지막에 이해하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 <도둑의 기술>에서는 값진 미술품을 헐값에 경매 회사의 간부에게 사기 당한 단역 배우와 그 사기로 인해 직장을 잃은 중세 미술품 감정사,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남자의 애인이 어떻게 복수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진짜 베테랑이 누구인 지 알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기적>에서는 참 감동적인 기적에 대한 이야기가 끝까지 이어지지만 그 마지막 반전 또한 기가 막힌 작품이다. 여기서의 베테랑은 누구일까...

프레더릭 포사이즈의 작품은 장편보다 단편이 훨씬 좋다. 그의 단편에서 빼어난 글 솜씨가 저절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작가가 장편은 왜 그런 작품만 쓰는 지 참 이해할 수 없다. <아일랜드엔 뱀이 없다>만 봐도 그의 단편 실력이 빼어남은 알 수 있다. 그가 좀 더 정통 추리 소설을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생각한다. <자칼의 날>이나 <니고셰이터>같은 작품 말고 말이다. 자칫 이 작품을 지나쳤다면 후회할 뻔했다. 차라리 프레더릭 포사이즈 단편집이 따로 출판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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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3-2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인디언 섬머와 세트다. 이럴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