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버 클럽 Medusa Collection 11
리사 가드너 지음, 이영아 옮김 / 시작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에디 코모라는 남자가 세 명의 여자를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된 날 호송차에서 내리다가 살인청부업자의 총에 맞아 숨진다. 그리고 살인청부업자는 누군가 차에 설치한 폭탄으로 살해된다. 그 날은 그리핀이 자신의 옆집에 살던 소아성애자인 데이비스, 일명 캔디맨을 잡아 넣고 휴직을 했다가 복직한 첫 날이기도 했다. 그리핀은 첫 날부터 바쁘게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서바이버 클럽을 조직해서 에디 코모가 재판받기만을 바라던 질리언, 캐럴, 메그를 살인 용의자로 의심을 하기에 이른다.  

살인 다음으로 가장 악날한 범죄가 성폭력 범죄다. 그것은 정신을 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 서바이버 클럽은 살아 있기만 하다면 다기 일어설 기회는 만들기 나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나 살다보면 한번쯤 무너지게 된다. 아내가 암으로 죽어 고통스러워 하는 그리핀처럼. 그러니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그저 피해자로 동등하게 생각하고 숨기지 않게 사회가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성폭행범을 살인범에 준하는 처벌을 하던가. 

이야기는 주요 등장 인물들의 각자의 심리 상태를 드러내기 위해 그들 모두의 관점을 담아내고 있다. 서바이버 클럽을 만든 가장 적극적이며 당당해 보이는 질리언은 여전히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캐럴은 그 이후 남편과의 사이가 극도로 나빠졌고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면서도 말도 못한 채 무너지고 있다. 메그는 그 당시 상황을 기억조차 못해서 그것으로 불안해 하고 메그의 부모는 차라리 기억하지 못하기를 바란다. 이런 이들과 아들의 아버지인 에디 코모의 애인은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의 무죄를 주장하고 경찰들은 그 사이에서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과 가해자에 대한 울분의 심리 상태를 보이고 있다. 등장 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통해 사건에 다가가고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범죄가 어떻게 꼬이게 된 것인지 에디 코모의 DNA가 나왔는데 그것을 믿을 수 있는 지, 경찰이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그 이면에 더 큰 범죄가 도사리고 있는지 서서히 밝혀낸다. 하지만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목처럼 생존자가 생존을 위해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죄 짓지 않은 사람은 떳떳하게 살 권리가 있다. 혼자서 사회로 나올 수 없다면 서로 뭉쳐 힘을 함쳐 이겨내는 것도 좋다. 가족과 친구가 있다는 건 그런 이유니까 말이다. 

맨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죄를 보여주고 있다. 반전의 묘미는 그다지 크지 않다. 그것보다 범죄자가 범죄를 권력으로 생각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범죄자는 범죄에 있어서는 머리가 아주 잘 돌아간다. 피해자와 경찰은 그들보다 늘 조금씩 뒤쳐지게 마련이다. 그들은 잠재적 피해자를 놓고 경찰과 시민을 위협하는 이들이다. 절대 그들이 피해자로 인해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망상에 빠지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치 악을 영원히 몰아내려 애를 써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피해를 입었다고 주저 앉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이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모르니까.  

이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세 명의 여성의 심리 묘사와 변화 과정, 그리고 가족간의 유대감이었다. 또한 그리핀에 대한 묘사도 좋았다. 피해자와 경찰이 서로에게 의지가 될 수 있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들이 적대적으로 묘사되는 것보다 훨씬 보기 좋았다. 보기 드문 일일지라도. 범죄는 늘 사람들 주변에 있다. 하지만 범죄자에게 지지는 말자. 그들의 의도대로 휘둘려 주저 앉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결코 승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서바이버 클럽이 존재하는 이유다. 생존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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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cjfgns 2010-02-0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희대총여 사건이 생각난다. 애꿏은 사람을 잡을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