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함정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9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지음, 지정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반전이 가장 기막힌 작품으로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속담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실패한 완전범죄라는 점에서 까뜨린느 아를레의 <지푸라기 여자>와 비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세 여자가 있다. 미는 부자 양어머니를 가지고 있는 백만장자가 될 젊은 여자다. 도는 반대로 가난한 여자다. 그리고 미를 돌봐 주는 잔느라는 여자가 있다. 어느 날 가스 폭발로 미와 도 중 한 여자가 죽고 한 여자는 얼굴과 손이 망가진 채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여자는 도지만 잔느는 미가 살아야 상속을 받을 수 있으므로 도를 미로 속이려 한다. 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는 자신이 미라고 생각하다가 도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미인지 도인지 알지 못한다. 유언장이 공개되던 날 그들은 자신들이 실수했음을 깨닫는다. 유산은 미가 아닌 도에게 상속된 것이다. 그 때문에 그녀는 마지막에 미로서 도의 살인죄로 잡힌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한다. 그녀는 과연 미였을까, 도였을까...

이 작품의 명성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읽고 나니 작품의 구성이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나는 죽이겠어요', '나는 죽였어요', '나는 죽이고 싶었어요', '나는 죽였지요', '나는 죽인 거예요', '나는 죽여요', '나는 죽여 버렸어요'라는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누구를 죽이겠다는 것인지, 누구를 죽인 것인지 알 수가 없고 '나는'이라는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1인 4역, 사건의 탐정이고 증인이고 피해자이고 범인이 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신데렐라의 함정은 누가 범인이더라도 도이거나 미이거나 마찬가지로 둘 모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한 비극적 결말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작품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말 말이 필요 없는 대단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 이어 또 다른 한 편이 수록되어 있다. 자프리조의 처녀작인 <살인 급행 침대 열차>이다. 이 작품은 <신데렐라의 함정>을 먼저 보고 나면 그 작품의 진가가 좀 덜 느껴지겠지만 그렇다고 결코 뒤떨어지는 작품은 아니다. 참대 열차에서 한 여자가 살해되면서 시작되는 이 사건은 그 침대에 함께 타고 있던 승객들인 한 사람씩 살해되면서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모두 살해되고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승객을 찾는 경찰의 모습은 지치고 마치 메그레 경감의 나른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작품은 색다르게 침대에서 잤던 사람들을 침대 번호로 소개하며 암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처녀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좋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조금 루즈한 감이 없지 않지만... 신데렐라의 함정의 부록으로 이 작품 만한 작품은 없다고 본다. 그럼, 이 작품을 일기 원하던 많은 추리 독자 여러분들, 그리고 추리 소설에 관심을 가지려는 독자분들, 만끽하시길... 정말 읽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만한 작품이니 어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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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7 0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4-08-07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부분이 압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