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관 동서 미스터리 북스 90
존 딕슨 카 지음, 김민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딕슨 카가 주인공 펠 박사의 입을 빌려 밀실 트릭의 강의를 하는 것 같은 작품이다. 사건의 내용보다 밀실 트릭에 대한 이야기 장면이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듯 하다. 물론 밀실 트릭이라는 것이 알고 나면 참 허무한 것이지만 알지 못하고 보면 마술 같은 놀라움을 주는 추리 소설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트릭인 것도 있지만 밀실 트릭을 전문적으로 구사하는 작가의 설명이라 그 의의가 더하다고 생각된다.  

이 작품은 밀실 트릭을 다룬 딕슨 카의 작품 중 명작에 속하는 작품이지만 역자도 말했다시피 밀실 트릭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펠 박사의 강연만으로도 밀실 트릭의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는 작품이다. 밀실 트릭을 다룬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반 다인의 <카나리아 살인 사건>, 엘러리 퀸의 <차이나 오렌지의 비밀>을 안 읽은 독자들은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위의 두 작품을 먼저 읽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반 다인의 작품은 1927년에 발표되었고 엘러리 퀸의 작품은 1934년에 발표되어 이 작품이 발표된 1935년보다 앞선 작품들이라 이렇게 쓸 수 있었겠지만 접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 자체가 스포일러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한 남자가 공개적으로 누군가에게 협박을 당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죽임을 당한다. 비서가 지켜보는 상황이라 들어간 사람은 있었지만 그는 나온 적이 없고 방에서 증발한 것 같은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났다. 펠 박사는 그의 죽음보다 그의 과거에 더 관심을 보인다. 세 개의 관에 대한 전설 같은 과거. 뒤 이어 사건은 눈 온 밤에 일어난다. 범인은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는 어떤 트릭을 쓴 것일까.  

1930년대의 정취와 함께 정말 마술 같은 이야기가 흡혈귀의 전설과 함께 등장하는 딕슨 카가 즐겨 쓰는 오컬트적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다. 작가는 세 명의 개성 강한 탐정 캐릭터를 창조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기데온 펠 박사, 첫 작품 <밤에 걷다>에 등장하는 방코랑 경감과 딕슨 카가 카터 딕슨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흑사장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헨리 메리벨 경이다. 나는 기데온 펠 박사가 등장하는 작품을 더 좋아한다. 밀실 트릭, 오컬트적 분위기 등이 사로잡기 때문이다. 딕슨 카의 작품이 오랜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도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그만의 색깔을 당시 창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본격 미스터리 황금기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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