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벨의 죽음 동서 미스터리 북스 81
크리스티나 브랜드 지음, 신상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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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장편을 읽게 되었다. 정말 동서문화사 너무 고맙다. 계속 이런 작품들만 출판해 주시길. 40년대 이후 등장한 작가이면서 2,30년대 추리 소설 황금기의 작품같은 대작을 선보이는 작가. 그래서 평론가들은 그녀를 아가사 크리스티, 딕슨 카, 엘러리 퀸과 비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 작가의 작품을 이제서야 보게 되다니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에라도 읽게 되어 영광일 뿐이다.  

이세벨. 제제벨이라 불리는 여자. 남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같이 남의 약점을 잡아 이용하고 남자에게 자신을 드러내 자신의 몸으로 생계를 우아하게 이어가는 여자. 제제벨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한 매춘부와도 같은 삶을 살다 교묘히 살해당한 여자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이 작품은 세 명의 죽음을 예고한다. 누군가 복수할 것이라는. 그 복수가 마침 경감이 보고 있는 가운데 시작된다. 믿을 수 없는 밀실 살인. 하지만 범인은 가까이 있고 경감에게는 지켜야 할 딸 같은 처녀가 있다.  

그녀에게 먹이로 이용된 후 자살한 한 청년과 본의 아니게 그녀에게 이용 되 자신의 약혼자를 자살로 내 몬 스무 살의 순진한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7년 후 그때의 죄과를 이제서야 목숨으로 갚게 되는 그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야회극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그것도 경찰이 보고 있는 가운데. 너무도 치밀하고 너무도 기교적이어서 순간순간 작가의 트릭에 빠지게 되는 그야말로 명작이다. 물론 읽다 보면 범인은 둘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끝에 가서야 만 알 수 있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 속에 범인이 사람들 사이에 있음을 알려준다. 마치 독자에게 한번 찾아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런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 딕슨 카, 반 다인, 엘러리 퀸이 즐겨 사용하는 방식이다. 역자가 말하듯이 작가가 이들과 동시대 인물이었다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시대가 조금 뒤졌다.

이 작품은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의 이름을 아가사 크리스티로 바꾸고 콕크린 경감을 탐정 포아로로 바꾸면 누구도 이 작품을 아가사 크리스티가 쓰지 않았다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왜 이 작가의 콕크린 경감 시리즈를 이제서야 볼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비록 이 작품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하지만 작가의 다른 시리즈인 찰스워드 경감의 작품도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아가사 크리스티, 딕슨 카, 엘러리 퀸의 독자라면 정말 보고 싶어할 만한 작품이다. 그리고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다른 작품들도 빨리 출판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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