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미스터리 북스 6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오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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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사에서 출판한 1차 분 60권 중에서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느냐 고 묻는다면 단연 이 작품을 꼽고 싶다.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이고 보고 나니 과연 명성이 대단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경찰이나 탐정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치밀한 구성과 정교한 수사 과정이 있을 뿐이다. 포도주가 들어 있거나 주인 말대로 조각품이 들어 있어야 할 술통에서 빠져 나온 금화 한 닢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통 찾아 삼 만리...

그 결과 개봉된 통 속에서 발견된 것은 살해된 여자. 그리고 체포되는 통을 인수하려고 훔친 자.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벌이는 조사와 그 조사가 범인을 체포했다는 생각에서 펼쳐지는 것과 범인이 따로 있다고 가정하고 다시 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가를 보여주는 극적인 반전. 하지만 아직도 알 수 없는 것은 빚이라고 적은 범인의 쪽지와 금화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도 정말 이 시대에 이렇게 좋은 작품이 등장했다니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작을 본다는 것은 이런 느낌일까. 어떤 작품은 기대가 커서 실망을 주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시종일관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말 별이 모자라는 작품이다. 한 열 개쯤 줘도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통 속에 시체를 넣는 다는 생각도 기발하지만 그 시대, 이 작품은 1920년 작품인데 그 시대 많은 작가들이 가족 안을, 거실을 벗어나지 않은 반면 이 작품은 영국과 프랑스를 넘나들고 이미 증거 수집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알리바이의 입증에 심혈을 기울인다. 또한 경찰만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고 경찰과 탐정을 내세우고 수사 기법을 자세히 보여준다.   

이 놀라운 작품을 이제야 읽게 되어 너무 부끄럽다. 이 작품은 작가의 걸작이기도 하지만 세계 추리 작품 중에서도 맨 앞줄에서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추리적 트릭, 경찰의 활동, 탐정의 활동까지. 물론 읽다 보면 범인은 빤히 눈에 보이게 되지만 그 범인을 잡는 과정을 눈여겨보게 되고 범인의 마지막 행동에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걸작이다. 장소도 영국과 프랑스를 넘나들고 이 작품 하나만 읽어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트릭의 놀라움과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의 행동과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의 활약의 느낌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랴.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추리 소설에 대해 논하는 것조차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것을.

많은 작품들이 탐정들의 머리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독자를 바보로 만드는 데 재미를 주고 있을 때 이런 작품이 등장했다니 당연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이었다. 제대로 된 추리 소설의 명작을 읽고 싶다면 당연히 읽어야만 하는 작품이다. 정말 누구나 한번 꼭 읽어야 하는 추리 소설을 꼽으라면 이 작품을 꼽고 싶을 만큼 좋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추리 소설 독자들의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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