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심판
엘모어 레오나드 지음, 김명렬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11월
평점 :
절판



Maximum Bob이라 불리는 판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범죄자들에게 항상 최고 형량만을 언도하면서 그것이 정의의 구현이라고 믿는 판사가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성차별, 혹은 지위를 이용한 성추행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는 심령 현상에 심취해 있고 자신 안에 흑인 소녀가 있다는 아내를 쫓아내기 위해 악어를 이용해 위협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효과가 나서 아내는 집을 나갔지만 그는 그에게 복수를 꿈꾸는 범죄자들에게 위협을 받는다. 그리고 그런 범죄자들의 보호 관찰관과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가 그 일에 말려들고 형사는 어이없게 죽고 그와 사귀던 보호 관찰관은 범인에게 복수의 총을 겨눈다.

이 작품은 또 다른 관점에서는 총을 다룰 수 없어 보호 관찰관이 된 한 여성이 경찰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녀에게 강력한 총을 잡아야 하는 동기를 부여해서. 그것은 남자 친구인 형사가 살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악덕 판사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래도 판사보다는 살인을 밥 먹 듯이 저지르고 범죄를 유희처럼, 혹은 자신의 과시 정도로 생각하는 범죄자들의 범죄에 대한 불감증이 더 심각한 일이라는 것으로 끝맺는다.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쓴 작품 중에 로렌스 샌더스의 맥널리 시리즈도 참 공감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그 작품들은 너무도 상류층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반대로 하류층의 이야기다. 마치 플로리다에는 중간층은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고 그 얼마 없는 중간 층, 형사와 보호 관찰관 같은 이들은 그들 사이에서 짓눌리다 피해만 보는 존재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다지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니다. 너무 사실적이고 작가가 자신의 감정이나 감상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현실에 대한 사실적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미국식 유머와 그들에게만 통용되는 말들이 사용되어 우리와는 괴리감이 있는 듯 하다. 마치 슈렉을 보고 아무런 재미도 못 느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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