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의 비밀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뤼팽이라는 대단한 범죄자라 할지라도 작가의 양심으로는 역사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결말이다. 1부는 뤼팽이 813의 비밀을 밝히고자 애를 쓰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2부는 그 비밀을 가지고 세계를 한 손에 쥐고자 했던 뤼팽의 좌절을 그리고 있다. 역사는 역사대로, 허구는 허구대로 라고 역자는 말하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 시대의 민감한 문제를 작가가 건드리고 싶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다.

뤼팽 시리즈는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다. 영국 작품을 읽으면 영국인에 대해 알게 되고 프랑스 작품을 읽으면 프랑스인에 대해 알게 된다. 그들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역사는 역시 승자에 의해 왜곡되고 미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픽션에서까지 역사는 승자의 시각만을 보여주니 말이다. 그래도 작가의 양심에 찬사를 보낸다. 바라는 미래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한 균형적 감각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된다. 프랑스와 독일 역사에 관심은 없지만. 부피에 비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결말이 조금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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