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미쳐서 몰랐어요 - 2002년 올해의 베스트 추리소설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태동출판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망설이다가 의무감에 산 책이다. 우리 나라에서 추리 소설이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한국 추리 소설을 일년에 딱 한 권 정도만 읽는다는 건 분명 창피한 일이다. 하지만 재미없고 미흡해 보이는 걸 어쩌랴... 아무런 기대 없이 읽어 나갔기에 그랬을까 몇몇 작품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대부분 작품이 괜찮았다. 특히 현정의 <활자>, 오현리의 <헌팅 파티>, 정석화의 <자양화>가 좋았다.

현정의 <활자>는 독특한 구성이 좋았고 오현리의 <헌팅 파티>는 리처드 코넬의 <가장 위험한 사냥감>을 연상시키는 작품이었다. 인간 사냥이라니... 하지만 마지막 장면은 오히려 <헌팅 파티>가 감상적이지 않아 좋았다. 또한 정석화의 <자양화>는 분위기는 루스 렌드의 <열병 나무>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저 유명한 도로시 세이어즈의 <의혹>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다. 역시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다만 좀 더 잔인한 결말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결말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타이틀 작품인 <예전엔 미쳐서 몰랐어요>는 소재는 괜찮았는데 구성이 좀 허술한 감을 준다. 그 정도에 경찰이 속다니... 그래도 마지막 말의 여운은 남는다. 예전에 미쳐 몰랐었다. 아니 예전엔 미쳐서 몰랐었다... 나도 그렇다. 예전엔 미쳐 우리 나라 추리 소설을 홀대했다. 반성한다. 그래도 좀 더 짜임새 있는 작품을 써 주시길 바라고 싶다. 모든 작가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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