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 -상
캐더린 네빌 지음 / 하서출판사 / 199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몽글랑 서비스라는 체스 판과 말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찾고 그것을 악인에게서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가 장르를 잘못 선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추리 소설로서가 아니라 환타지 소설로 더 길고 깊게 썼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톨킨의 <반지 전쟁>같은 대작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런 종류의 모험 소설이 될 수는 있었을 것이다. 미레뉴 수녀의 이야기를 더 길고 자세하게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0년의 시간을 초월한 두 여자의 여정을 좀 더 인디애나 존스 같은 형식을 가미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감보다는 소재에 비해, 작가의 잡학 다식과 구성 능력에 비해 스토리 전개가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깊이 면에서는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못 따라가고, 구성과 소재 면에서는 같은 체스를 소재로 한 레베르테의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보다는 낫고, 추리 소설로는 역시 체스가 소재인 반 다인의 <주교 살인 사건>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요즘 발전하는 게임의 소재로는 가장 적당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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