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암사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흠... 이 작품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등장이다. 쿠르트 발란더가 해결하는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평온한 범죄 이야기와 지금부터 10년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일어난 보어인에 의한 아파르트헤이트를 지속시키려고 벌이는 음모 이야기가 그것이다. 평화로운 사회에서 범죄는 단지 범죄로 인식되지만 정치가 끼어들고 인간의 사견과 아집, 과거에 대한 집착 등이 결합되면 그것은 범죄가 아니라 전쟁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죄의 문제를 떠나 인간 존재의 문제가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흑인 대통령이 등장하려 한다. 넬슨 만델라... 그 일을 반드시 저지해야만 하는 이들이 있다. 기득권자들인 보어인들이다. 그들은 비밀 조직을 만들어 만델라 암살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암살자를 교육하기 위해 스웨덴의 한적한 농가로 전직 KGB와 함께 보낸다. 하지만 계획에 없던 한 스웨덴 여자를 살해하게 되고 이 일로 쿠르트 발란더의 추적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번역된 작품들과는 다르게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역사적, 정치적 문제를 다루고 있어 정치 스릴러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헤닝 만켈이 의외의 작품을 썼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고 이 작품도 스케일만 클 뿐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역시 헤닝 만켈의 작품이 요즘 가장 읽을 만한 추리 소설이 아닌가 생각된다. 재미있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출판 당시 번역되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은 있다.

헤닝 만켈의 작품을 보려는 독자들은 제일 먼저 이 작품을 읽어야 한다. 이 작품이 국내에 번역된 헤닝 만켈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출판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미소 지은 남자>, <다섯 번 째 여자>, <한 여름의 살인> 순으로 읽어야 한다.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성장을 하는 살아 있는 인물이다. 그의 개인사를 뒤죽박죽 만들 권리가 누구에게도 없다. 발란더는 이 작품에서 44살로 나오지만 한 여름의 살인에서는 50이 넘은 나이에 병을 앓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이 작품에서 재혼을 하려 하지만 한 여름의 살인 에서는 사망한다. 미소지은 남자에서는 그가 충격을 받고 휴가 중으로 나온다. 이 작품 마지막에서는 살인의 충격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의 동료가 죽는 작품도 있고, 서장이 바뀌기도 하고 다른 동료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시간별로 일어난다. 그것은 작품이 출판된 순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번역 출판하는 출판사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무작위로 출판을 하고 있다. 좀더 독자를 배려한다면 작가가 출판한 순서대로 출판했으면 한다. 또 기왕 출판하기로 했으면 시리즈를 끝까지 출판하는 끈기를 보여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너무 많다. 교정에도 신경을 더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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