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이중인격자 쌍둥이자리 아스트로크리미스 범죄소설 13
프리드리히 아니 외 지음, 권세훈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시리즈를 살까말까 많이 망설였다. 12가지 별자리로 이루어진 12권의 시리즈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혔고 솔직히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 이 쌍둥이자리에 관한 책을 선택한 이유는 로렌스 블록의 작품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작가의 작품이 많이 수록되었다면 선택의 망설임이 덜했을 테지만 솔직히 독일에서 출판된 책이라 독일 작가의 작품이 많은데 독일 작가의 작품은 별로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모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선 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쌍둥이가 등장하거나 별자리가 쌍둥이자리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쌍둥이가 만약 범죄를 저지른다면 알리바이를 는 쉬울 거라는 점에서 착안한 듯한 프리드리히 아니의 <두 사람의 행적>, 하루의 운세가 그대로 들어맞게 된다는 린다 그란트의 <행운의 여인>, 자신이 살인자의 엄지손가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점성가를 찾게 되는 청부업자가 등장하는 로렌스 블록의 <켈러의 운세>, 쌍둥이 심리에 관한 서스펜스가 뛰어난 라우렌 헨더슨의 <어두운 거울>, 쌍둥이에 대한 선입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코르넬리아 아른홀트의 <쌍둥이는 사건을 몰고 다닌다>. 모두 재미있고 독특한 작품들이었다.

쌍둥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목격자가 있다면 그 중 어떤 사람이 범인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 쌍둥이 중 한 명은 언제나 행운이 따르고 한 명은 언제나 불운한 이유는 뭘까. 만약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다면, 내 별자리가 쌍둥이자리인 것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한번도 떨어진 적 없는 쌍둥이를 떨어지게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진짜 쌍둥이는 사건을 몰고 다니는 걸까.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이상 심리를 12 별자리 코드로 해석한 본격 범죄 소설'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대중이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소재의 결합이라니 아주 독특하고 재치 있는 출판이라고 말하고 싶다. 별자리와 미스터리라. 로렌스 블록의 단편 때문에 책을 샀지만 막상 읽어보니 라우렌 헨더슨의 <어두운 거울>이 가장 마음에 든다. 루스 렌들의 섬뜩한 작품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단편이다. 마지막 한 줄이 갑자기 소름끼치게 만드는 멋진 작품이다. 별자리에 관심이 있고 그것과 접목된 미스터리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 독특한 발상에 감탄을 했지만 그에 비해 포함된 작가들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게 아쉬움이 남았다. 좀 더 많이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이 실렸다면 좋았을 텐데. 로렌스 블록. 아는 작가가 이 사람뿐이다. 하지만 단편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면 모르는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것을 빼면 괜찮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쌍둥이, 또는 쌍둥이 별자리를 가진 사람들, 쌍둥이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 등 쌍둥이를 소재로 한 작품들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아니라도 점성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봐도 좋을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연히 뽑은 책이 아주 괜찮은 책일 때 느끼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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