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정사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지음 / 행림각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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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신데렐라의 함정>은 걸작에 속하는 추리 소설로 아마도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작품을 읽고 그의 독특한 글의 전재 방식과 여 주인공의 묘사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작품 <비의 여행자>를 읽었고 다시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사실 처음 이 작품을 읽을 때는 좀 실망했었다. 평범했고, 여주인공 엘리안의 병적인 집착 - 아니 그것은 병이었다 - 과 남자 주인공 방방의 희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막 마지막 장을 다 읽은 순간 내 생각이 단순했음을 인정한다. 자프리조가 그런 단순한 작품을 쓸리 없는데. 그래도 이 비극적 상황은 마음에 안 든다.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와 같 주인공이 사건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도입 부문을 시작하고, 마르흐리트 더 모르의 <쥐색 희색 푸른색>과 같이 각각의 인물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하는 것을 서술하는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마지막에 르네 벨레토의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에서 느낀 것처럼 인생을 그저 그렇게 흐르는 슬프고 고요한 배와도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다른 사람과 다르게 어느 날 갑자기 비틀려 버려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게 된 불행한 인생의 봄날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저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가끔 급류에 휘말리기도 하고 쉬지 말아야 하는 곳에서 잠시 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비극은 예고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너무 더운 여름 미쳐서 날 뛰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사랑에 미치듯이...

인간의 가장 큰 죄가 무엇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인간을 미치게 사랑한 죄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면 미친 열정, 한 순간의 실수, 인간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고들 하니 산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일이고 그러니 이 정도의 해프닝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해야 할까.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울었다. 어쩌면 인간이 가여워서 울었는지 모르지. 삶의 해프닝이 우스웠는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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