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치 - P
그레고리 맥도널드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2년 6월
평점 :
절판



해변의 마약 밀매 실태를 취재하던 중 만완 기자 플레치에게 한 남자가 접근해 그를 부랑아로 생각하고 자신의 살인을 의뢰한다. 정확한 날짜까지 지정해 주면서. 일주일의 시한 동안 플레치는 남자가 살해되려는 진짜 목적을 파악하려는 한편 마약 밀매 주범도 밝혀 내야 한다.

아카가와 지로의 <일주일 시한의 추적>이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이 작품은 일주일 후면 살해될 미지의 인물을 찾는 내용이다. 어떤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내에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는 류의 작품은 의외로 많다. 이를테면 앤드류 클레이번의 <데드라인>은 18시간 후면 사형 당할 남자의 무죄를 밝히는 작품이고, 조나단 래티머의 <사형 6일전>은 6일 동안 사형수의 무죄를 밝히는 작품이다. 이러 작품들의 매력은 정해진 기간 때문에 더 몰입하게 되고 긴장하게 된다는 데 있다. 그리고 시간대별로 사건이 나열되므로 군더더기가 생길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주인공의 대단한 노력과 작가의 짜임새 있는 글 솜씨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어떤 작품보다도.

작품의 내용이나 두 가지 사건의 적절한 보완은 좋았지만 정작 주인공 플레치의 행동이 너무 삐딱하다는 데 거부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플레치의 상사 클라라에 대한 묘사도 좀 심한 느낌을 준다. 둘 다 비도덕적인 인물임에도 한 쪽은 바보에 무능력한 여자로, 다른 한 쪽은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뛰어난 능력의 영웅으로 묘사하다니... 어쩌면 이것은 그 시대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작가의 반감의 표현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점만 빼면 괜찮은 작품이었다. 시리즈인데도 한 작품밖에 읽을 수 없어 뭐라 말할 수 없는 비애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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