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여행자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세바스티앙 자프리조가 1970년에 쓴 시나리오를 다시 소설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작품은 시나리오에서와 같은 대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비오는 어느 날 빨간 가방을 든 남자가 마을에 온다. 그는 멜리를 쫓아와 성폭행하고 멜리는 그를 살해한 후 바다에 버린다. 그런데 그 남자를 찾아 미국에서 돕스라는 남자가 멜리를 찾아온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멜리에게 자백을 요구하지만 멜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그리고 돕스는 멜리의 죄를 묻지 않고 놓아준다.

추리 소설이라고 할 만 없는 작품이다. 자프리조의 <신데렐라의 함정>과 같은 작품을 생각했다면 실망할게 뻔한 작품이다. 하지만 추리 소설이라든가 그의 다른 작품을 생각하지 않고 읽는다면 이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인생에 대한 관조적인 뛰어넘기가 뛰어나고 무심한 듯한 주인공들 사이의 잔잔한 느낌의 전달이 오히려 신선하다. 요란스럽고 과격한 작품에 싫증나 조용한 오후에 차를 한 잔 마시는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참 별로였지만 돕스와 멜리의 그저 스치는 듯 무관심한 사랑이 오히려 감동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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