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트리트
트리베니안 / 진음 / 1994년 4월
평점 :
품절


캐나다의 할렘 메인 가에서 30여 년을 경찰로 일한 레포완트 경감보의 마지막이 될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하드보일드적 색채를 띠고 있으면서 문학적이고 또 철학적이기까지 한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 사건은 한 이탈리아인 불법체류자가 살해되면서 시작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사건 자체가 중요시되는 것이 아니라 레포완트의 쓸쓸한 노년과 가난한 메인 가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결혼한 지 1년만에 아내를 잃고 평생을 혼자 지낸 레포완트는 이제 동맥류 류머티즘이라는 병 때문에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 그는 메인가의 법이다. 범죄자에게는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이지만 매춘부나 부랑자들을 지키는 수호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잘 곳이 없는 매춘부를 재워 주기도 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예전에 본 영화를 떠올렸다. <코파 카바나>라는 영화였다. 젊은 시절 사랑하는 남자를 읽고 할머니가 되어 그 남자를 회상하는 작품이다. 레포완트는 죽은 젊은 아내를 생각한다. 그 아내와 상상 속의 두 딸과 멋진 집에 사는 꿈을 꾼다. 딸들은 아이일 때도 있고 다 커서 아내의 나이만 할 때도 있지만 아내는 언제나 죽던 순간 그대로다. 그의 이런 생각을 읽으면서 사랑을 잃고 나이가 들고 병들어 죽을 날만을 바라보는 인간의 서글픈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보기 드문 추리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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