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살인
로스 토마스 / 지문사 / 1992년 8월
평점 :
절판


범인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작품이다. 마지막에 살해된 형사는 오빠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에 관해 하는 누구의 말도 믿지 말라고 했다. 그 누구에는 그녀의 상관과 그녀가 조사를 위해 거짓으로 사랑하는 척 했던 형사, 오빠의 어릴 적 절친했던 친구도 들어간다. 그래서 그는 여동생을 죽인 살인범은 그들 모두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여동생을 미끼로 쓰고, 또 여동생이 미끼라는 사실을 안, 그리고 여동생이 수사를 하면서 알게 된 어떤 사실 때문에 불리하게 될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바르게 살려고 한 투지가 넘치고 영리했던 젊은 여형사를 살해한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정치하는 사람 밑에서 일하고 있는 자신 조차도...

인간이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추한 일이다. 어릴 적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제거하게 되기도 하고, 어릴 적 품었던 생각을 실현하느라 손에 피를 묻히고 태연하게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웃기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표어처럼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부자가 되고 권력을 쥐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정한 방법을 써야 한다. 남의 약점을 쥐어야 하고 남에게 약점을 잡히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뒤통수를 치려는 자는 재빠르게 제거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성공을 위해 젊은 여자, 젊은 형사, 친구의 여동생, 연인을 살해한 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녀가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을 인물임은 뻔한 것이고 죽어 없어진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 정말 세상 살 맛 안 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래도 재미는 있다... 그러니 에드가 상을 탔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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