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
로버트 블록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원작인 로버의 추리 소설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 영화로 더 유명한 작품이다. 언제나 영화 기법의 소개에 단골로 등장하는 샤워하는 커튼이 열리고 칼을 든 남자의 손이 치켜 올라가고 샤워하다가 그것을 본 여자가 크게 비명을 지르는 그 장면 하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바로 그 영화 작품의 원 작품이다. 

처음 책을 읽기를 망설였다. 이유는 이 작품은 영화로 너무 잘 알려진 작품이라 다시 책으로 읽을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읽고 나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준다. 영화는 히치콕 특유의 공포스런 분위기에 치중해 주인공의 심리나 사건 전반을 차분히 감상할 기회를 뺏는 것 같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많은 작품들이 있다. 그 작품이 시대를 개척한 작품도 있고 장르를 만든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은 히치콕의 영화인 공포 영화의 획기적 서막을 알린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추리 소설로서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히치콕의 영화로 인정받은 것이 좀 안타깝지만 그것도 작품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로버트 블록. 이 작가는 주로 단편을 쓰는 작가다. 장편은 유명한 작품이 없고 단편은 에드거상도 수상하고 EQMM(Ellery Queen's Mystery Magazine)에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이 작가는 단 한편의 장편으로 자신의 이름을 날렸다. 그 이름은 PSYCHO!!! 물론 이 작품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히치콕이 영화로 만들자 유명해진 작품이다. 그래서 소설보다는 영화로 많이 알려졌는데 소설로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작은 마을의 외딴 모텔의 혼자 사는 중년의 남자가 한 여자를 손님으로 맞으면서 그의 본성은 서서히 사람들에게 드러난다. 그리고 20년 전의 사건까지 내막이 드러난다. 살해당한 한 여자, 그리고 그를 찾아 온 탐정. 이들 두 사람을 죽인 것은 과연 누구일까? 그 남자일까? 아니면 그 남자의 어머니일까???

외딴 작은 마을의 한적한 여관,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아들, 그곳을 비오는 날 찾아온 젊은 여자, 살인, 탐정의 등장, 뜻밖의 결말까지 한 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지막 결말에서는 처음 읽는 독자라면 놀랄 만 한 일이 벌어진다. 영화 때문에 오히려 소설로는 인지도가 낮지만 절대 영화보다 못한 작품이 아니다. 책은 책으로서의 매력이 있고 독자를 빨아들이는 또 다른 힘을 느끼게 한다. 로버트 블록의 단 한편의 장편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작품은 왜 알프레드 히치콕이 영화로 만들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여기에는 사이코스러운 모든 것을 차분히 감상하게 해주는 것들이 다 갖춰져 있다. 물론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지만 지금 읽어도 손색없는 작품이다. 잔혹하고 엽기적인 면이 덜하다고 바탕의 표현하고자한 심리 스릴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스릴러의 고전의 풍미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비가 오는 밤, 길을 잃고 헤매다 시골의 작은, 인적 없는 모텔에 들게 될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아니 죄를 짓지 말기를. 죄를 짓고 도망가는 서투른 범죄자는 아예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죄를 짓지 않았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이코에게 걸려들지 않았을 테니까. 마지막 장면이 더욱 공포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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