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종말 -하
로렌스 샌더스 / 한길사 / 1992년 7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제 1의 대죄와 같은 방식의 작품이다. 먼저 범인의 이야기로 작품은 시작된다.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하면 비로소 델러니가 등장해 범인을 쫓게 된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두 가지 관점에서 독자들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먼저 범인의 입장에서, 범인의 시각에서 생각하게 되고, 다시 경찰의 입장에서 범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의 주제는 욕망이다. Lust... 범인의 욕망은 성에 대한 무관심, 남편의 모욕에 대한 반발로 자신이 의지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범인이 살인을 하는 이유다. 델러니의 욕망은 범인을 잡아 단죄하고 싶은 욕망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욕망은 비도덕적인 성욕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그 욕망이 타의에 의해 억압당하고, 모욕당하고, 무시당한다면 그것은 비뚤어진 또 다른 욕망을 낳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범죄에 대한 욕망, 아니면 단죄에 대한 욕망으로 표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내내 한번도 사랑 받지 못했다고 느낀 범인이 비로소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생겼을 때 붙잡혀서 한번도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 보지도 못한 채 사라져야 한다면 한 인간의 인생이 이보다 가엾을 수는 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범인이 죽인 피해자들은 단지 살인자에게 살해당하기 위해 살았다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무고한 사람의 살인에 대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범인은 죄를 짓지 않았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도 있었고, 또 가장 행복한 순간에 그 행복을 잃어버린 것으로 벌을 받은 것이리라.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경찰들은 70년대 이후 경찰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데이터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현대의 사건 해결과 같다. 아마도 이 작품은 이런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진일보한 경찰 상을 보여준 작품이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 1의 대죄보다는 약간 덜한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인 법이고, 속편은 그 재미가 덜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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