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의 테이프 - P
로렌스 샌더스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2년 1월
평점 :
절판



이 작품 한 권을 읽고 로렌스 샌더스라는 작가가 좋아졌다. 작가의 <맥널리의 비밀>을 읽고 실망했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도청이 사람을 잡는다는 생각을 했다. 전혀 사행활이 보호되지 않고 누구도 도청의 사실을 모른 채 이렇게 살아간다면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는 단지 소설 속의 허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이 1970년 작품이니 빅 브라더는 너무 일찍 출현한 느낌도 든다.

뉴욕의 호화 아파트를 몽땅 털려고 계획한 앤더슨이 그것을 계획하는 과정과 그 일을 저지르는 모든 순간이 단지 도청에 의한 목소리만으로, 또는 나중에 증인들의 증언에 의해서만 구성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도청이라는 독특한 소재뿐 아니라 앤더슨이라는 주인공에 의해서 나타난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타고난 신사로 묘사되는 그는 자신의 범죄를 사회에 대한 전쟁이라는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자신들과 같은 범죄자가 어떤 면에서는 진실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회의 대다수 구성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에 공감이 가는 것은 우리의 사회도 그렇기 때문이다.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걸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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