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센 말로센 1
다니엘 페나크 지음, 진인혜 옮김 / 책세상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말로센 시리즈의 작가가 계획한 4부 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인 사실이 아님을 안다. 다섯 번째 말로센 시리즈 작품이 나왔으니까. 우리 나라에는 <정열의 열매들>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출판되었다. 

말로센은 희생자의 표상이다. 선한 보통의 우리들이 우리가 저지르지도 않은 일로 고통받은 우리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그는 아버지가 다른 6명의 동생들을 돌보고 벨빌의 가난한 사람들과 살며 하찮은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연인 쥘리가 임신을 결심하고 임신한다. 벨빌의 마지막 영화관이 벨빌을 사수하기 위해 제레미는 뱅자맹의 일생을 연극으로 만들고 이를 위해 그가 겪었던 사건의 실제 이물들을 연극에 참여시킨다.

쥘리의 후견인이 영화에 미친 노부부가 췰리를 그들이 평생을 걸려 만든 영화와 필름의 상속자로 지정을 하고 대신 그 영화를 단 12명만이 모인 자리에서 단 한번 상영하고 폐기하는 조건을 내건다. 쥘리는 노부부의 아들이자 그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아이를 중절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리고 그녀는 중절한다.

이것이 그 노부부와 의사 아들이 살해되는 이야기의 시작이다. 또 다른 이야기 하나는 티앙의 딸인 수녀 제르베즈가 돌보는 회계한 창녀들이 토막 살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가 몸에 새겨 준 문신 때문에. 그런데 이 두 사건의 살인자로 가당찮게 또 뱅자맹이 몰리게 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살인자의 존재가 아니라 제르베즈 수녀가 어떻게 뱅자맹의 유산된 아이를 다시 이식 받게 되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전작 <산문 파는 소녀>에서 마지막에 뱅자맹이 극적으로 살아나게 되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감동을 주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을 작가는 그럴듯하게 만들어 보이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아마도 말로센 시리즈가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영화에 대한 부조리한 점을 이야기한다. 영화와 더 나아가서 매스컴 모두의 영향에 대해서. 또 그것은 논리적인 것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우리들에게 경고하는 메시지이기도 한다. 살인자가 말로센을 자신의 희생양으로 지목한 것은 그가 논리적으로 생각한 일을 증명할 대안이 말로센이기 때문이다.  

말로센을 읽고 있으면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하는 생각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왜 언제나 당하는 것은 선한 인간이고 그러면서 악한 인간을 잡아 그 선을 증명하는 것도 선한 인간이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그렇게 해도 세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데 말이다. 결국 말로센은 살아 남았다. 그래서 아들을 낳았다. 아들 이름이 무슈 말로센이 되었다. 제목의 <말로센 말로센>은 그의 아들 이름이다.

<산문 파는 소녀>를 출판했던 출판사에도 부탁한 일이지만 제발 책세상에서도 이 작품의 시리즈 1편 <식인귀의 행복을 위해서>와 2편 <기병총 요정>을 출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시리즈가 마치 조각난 느낌이다. 그래야 우리는 완전한 말로센을 완성할 수 있다. 이것은 말로센에 대한 모독이다. 제발 말로센을 조각난 채 내버려두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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