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범죄
S.S. 반 다인 지음, 백야성 옮김 / 풍림 / 1994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작품이다. 아니 작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작품은 반 다인의 유명한 <그린가 살인 사건>을 번역한 것이니까. 문제는 번역에 있다. 왜 작품의 원작인 영어판을 번역하지 않고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재 번역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곳곳에 일본에서 번역한 그대로의 말들이 나온다. 경찰 지위 중에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 경부라든가 동화 작가 그림을 그리므라고 적은 것이라든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짜증나게 만들었다.

또 번역자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갔다. 이 작품을 읽으면 마치 60, 70년대의 작품을 읽는 느낌이 든다. 94년도에 나온 작품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번역이 매끄럽지 않고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어휘가 태반이다. 정말 책을 이렇게 엉망으로 번역해 놓고 팔리기를 바라고, 우리 나라에 추리 소설이 대중화되기를 바라다니 우스운 일이다. 우리 나라에 추리 소설이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이런 출판사의 무성의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작품을 제대로 번역을 하면 독자들이 외면할 까닭이 없다고 본다. 제발 이제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번역 작품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번역 작품을 읽을 때마다 우리의 출판 문화가 정말 부끄럽고 한심스러운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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