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000년 경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나일강 변의 묘지지기 승려의 집안을 배경으로 여인들의 암투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지금 텔레비전에서 방송하고 있는 궁중의 암투를 그린 <여인 천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의 나라지만 정서 상으로는 동양적인 나라다. 첩을 많이 두는 일부다처제 속에서 살아가는 여인들은 고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작품 곳곳에 나타나는 죽음에 대한 심오한 생각들은 이 작품을 단순한 추리소설로서 생각하게 하지 않는다.
물론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만을 놓고 생각할 때 그다지 뛰어난 추리소설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점을 넘어서 죽음에 대한 인간의 철학적 고뇌를 느끼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단순히 아가사 크리스티 류의 추리소설을 원하는 독자라면 구미에 다소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추리소설 이상의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요즘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래서 이집트에 관한 책을 읽어보려고 하는 독자들은 이집트와 추리소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작품으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