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편집에서 내 눈을 든 작품은 두 작품뿐이었다. 하나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마술사가 찾는 여인>이고, 다른 하나는 렉스 스타우트의 <대역을 찾는 탐정>이다. 역시 이번 작품집에도 말도 안 되는 제목의 번역이 눈에 띄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은 원제가 <The Cross of Lorraine>다. 번역하면 <로렌 십자가>다. 로렌 십자가는 고유명사처럼 쓸 수 있는 단어로 굳이 <마술사가 찾는 여인>이라고 엉뚱한 제목을 붙이지 않아도 되는 말이다. 2차 대전 자유프랑스라는 단체가 사용한 상징물이기 때문이고 이 말 자체가 이 작품의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한 마술사가 버스에서 만난 한 여인을 찾는 단서로 로엔 십자가를 제시하자 흑거미 클럽 회원들이 그것을 푸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화요일 클럽을 연상시킨다.렉스 스타우트의 <대역을 찾는 탐정>은 네로 울프에게 살해 협박장이 날아들자 울프가 자신 대신 위험을 무릅쓸 대역을 찾아 범인을 찾는 내용이다. 변함없이 아치 굿윈이 나오지만 그의 활약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작품은 아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