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상
르네 벨레토 지음, 우종길 옮김 / 열린책들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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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길을 걸어가다가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들은 우리는 무심히 스쳐 간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아, 슬프고 고요한 배가 가네... 이런 노랫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슬프고 고요하다.

다비드의 인생도 그랬다. 가끔 자살을 생각했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았다. 그는 어느 날 기타 교습을 맡는다. 톰스데이 집안의 딸인 비비안에게. 그날 톰스데이 부인인 쥘리아가 그를 찾아온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부적절한 관계가 된다. 톰스데이 옆집의 에드비쥬란 여자는 얼굴의 반은 무척 아름답고 나머지 반은 아주 추한 모습이다. 다비드와 에드비쥬는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둘 다 영화광이었다. 그리고 자칭 청부 살인자라는 다니엘이 다비드 앞에 나타난다. 그들은 친구가 된다. 그레엄 톰스데이가 쥘리아와 다비드의 관계를 알고 다비드를 죽이려 하다가 다비드의 총을 맞고 죽는다. 하지만 다니엘은 죽인 것은 쥘리아라고 말한다. 다비드는 다니엘이 미치광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다니엘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친구에게 빈 총을 겨누고 다비드는 그를 쏴 죽인다. 다비드는 자신의 자살을 꾸미고 비비안과 사라진다. 그리고 그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 못한다. 다니엘이 진짜 청부 살인자인지, 그레엄이 비디오를 보낸 것인지...

참 난해한 작품이었다.끔 프랑스 영화 같은 소설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작품도 역시 그랬다. 하지만 다비드와 에드비쥬가 영화 이야기를 할 때면 내가 좋아한 <거미 여인의 키스>의 모리나가 생각나서 기분이 좋았다.

어쨌든 우리 인생이 덧없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은 흘러 주지 않는 다는 사실이 가끔은 버거울 때가 있다. 그래서 나도 다비드처럼 신분을 위조해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면 이 내 몸뚱이를 벗어나 다른 인물로 환생하고 싶은 욕구도 느낀다. 사람들은 그것을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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