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컨 브리프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를 먼저 봤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잘 안보는 편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덴젤 워싱턴이 나와서 봤다. 역시 원작을 읽어보니 원작이 영화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변함없이 든다. 존 그리샴의 작품은 재미있다. 독특한 법정 소설, 변호사의 이야기를 쓰는 그의 이 작품 <펠리컨 브리프>도 법대 학생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기자. 그들의 정의는, 아니 존 그리샴이 생각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사람들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 즉 변호사와 기자들인가 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법대생이 어떤 문제에 대한 추론을 한다. 그것이 펠리컨 브리프다. 그의 연인인 법대교수는 그것을 자신이 아는 친구에게 보낸다. 그리고 그는 차를 타려던 순간 차가 폭발해서 죽는다. 그리하여 법대생의 외로운 싸움은 시작된다. 그 외로운 싸움에 기자가 동참하게 되면서 도주와 함께 그들을 쫓는 이들을 역추적하기에 이른다. 스피디한 전재와 스릴과 로맨스가 담긴 소설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영리한 한 대학생의 논리적인 추론, 그러니까 추측에 그것이 사실임을 알게 된 자들이 제발이 저려서 저지른 일이다. 영리한 것이 때론 재앙이 되다니 원... 그냥 그러려니 했다면 좋았을 것을 죄를 지은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지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고 만다. 마치 '주목! 그것이 사실이다.'라고 외치는 격이 아닌가. 범죄자도 프로와 아마추어가 있다지만 그들의 특징은 절대 잡히지 않겠다는 것,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것이라더니 그것을 작가는 환경이라는 문제와 더불어 잘 풀어내고 있다. 마치 다비에게 멸종 위기에 처한 펠리컨이 복수를 대신 해주기를 바란 것 같이 생각되는 작품이다. 

그까짓 펠리컨이 대순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펠리컨도 못 살게 만들면서까지 인간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을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언젠가 모든 생명체는 사라지고 인간만이 존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이곳이 인간이 살 만한 곳으로 남아 있을지 지금도 인간에게 경고는 계속되고 인간은 그것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 언제까지 인간이 자연의 무서움에 버틸 수 있을런지 아마도 펠리컨은 지켜보고 있을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소설이니까 그렇지 하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에린 브로코비치>라는 영화가 많이 각색되기는 했지만 실화라는 소리를 듣고 <펠리컨 브리프>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어떤 나라에서는 정의가 실현되기도 하는 것이다. 일반 시민의 힘으로 말이다. 우린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다 읽고 나면 그래서 열 받는다. 그들이 조금 부럽다. 언제 우리의 정의는 실현될 수 있을 런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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