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잠
기시다 루리코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13년 전에 말도 없이 사라진 사랑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된 소이치는 당황하게 된다. 이미 잊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있었음에도 무언가 석연찮은 이상함에 이끌려 소이치는 히후미의 주변을 맴돈다. 그러다 그녀의 두 번의 결혼과 남편이 모두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맨 처음 남편이자 에마의 아일랜드 남편의 죽음에까지 의심을 하게 된다.

13년 전의 일을 회상하는 소이치의 회상 장면과 현재, 히후미가 회상하는 장면과 현재가 교차하고 그러는 가운데 에마의 이야기가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처럼 쉴 수 있게 만들면서 추리소설이 가진 트릭이라는 점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빠르고 쉽게 전개되고 읽히는 가운데 천사의 잠은 어느새 끝이 났다.

처음에는 어떤 의학적 미스터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봤지만 조금 보다 보니까 금방 어떤 트릭을 사용한 것인가는 간파하고 말았다. 하지만 왜라는 점이 끝까지 눈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작품이 첫 번째 트릭으로 독자를 안심시키고 두 번째 결정적인 반전으로 뒤통수를 친다고나 할까. 하지만 두 번째는 조금 미스터리적으로는 심심했다. 미스터리를 떠나서는 있을법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래도 러브 스토리도 아니고 미스터리 멜로도 아니고 잘 나가다가 끝마무리가 그럴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도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대 반전은 아니었다.

제 14 회 아유카와 데츠야상을 수상한 장편 미스터리는 <밀실의 레퀴엠>이지 이 작품이 아니다. 마치 이 작품이 상 받은 작품인 냥 뒷장에 쓰고 있는데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면 그나마 낫지 완전히 독자를 현혹하는 상투적 수법이다. 고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의학 미스터리라고 보기보다는 의학적인 내용이 가미된 미스터리이다. 이 작품을 의학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병이 등장한다고 의학 미스터리는 아니니까.

괜찮게 봤지만 약간 부족한 작품이다. 선전을 그렇게 할 거였으면 <밀실의 레퀴엠>을 출판하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미스터리 외적인 면에서는 볼만한 작품이다. 의학 미스터리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았더라면 더 볼만했을지도 모를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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