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 게임 - Y의 비극 '88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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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쪽에 에가미가 아리스에게 이런 말을 한다.

   
  미스터리의 본질은 환상 소설. 그 원류는 수수께끼를 향한 향수라네.  
   

 

이 말이 작가가 신본격 추리소설을 쓰는 이유라는 대변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일본 ‘신본격파’로 불리는 것은 그들은 여전히 서구에서는 막을 내렸다고 할 수 있는 코넌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 엘러리 퀸, 딕슨 카 등이 주름잡던 트릭을 위주로 하던 고전 추리소설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는 작품 속에서 엘러리 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 작품도 그의 작품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방학을 이용해서 등산을 간 아리스가 속한 추리동호회는 산을 오르기 전 카페에서 같은 산에 오르는 비슷한 또래 대학생 남, 녀를 만나 함께 지내게 된다. 각기 다른 대학인 학생들도 있고 알고 보니 같은 학교 학생인 경우도 있어 더욱 친해지게 된 그들이지만 잘 놀다가 다음날 갑자기 한 여학생이 말도 없이 하산을 하는 돌발 상황을 맞게 되고 이어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산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내려간 여학생을 걱정할 틈도 없이 날벼락처럼 화산에 이어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야말로 클로즈드 서클이 된 것이다. 고립된 상황, 범인은 그들 가운데 있고, 증거를 찾는 것은 범인의 트릭을 깨는 것뿐인 전형적인 사건이 된 것이다.

작가는 엘러리 퀸의 <샴쌍둥이의 비밀>에서 소재를 가져왔다고 작품에서 말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말을 빌어서 말이다. 그 작품에서는 산불이 나서 퀸 부자가 저택에 피신을 하는 상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엘러리 퀸의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아무튼 산불이 화산폭발로 바꿔서 작품을 쓰고 있다.

거의 다 읽었을 즈음 작가는 독자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물론 나는 범인을 못 맞췄다. 이유는? 이름 외우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았다. 그나저나 ‘학생 아리스 시리즈’인데 아리스는 별로 하는 일이 없다. 대학 신입생으로서 연애를 위해 매진할 뿐이다. 주객이 전도되어 마치 홈즈 시리즈여야 하는데 왓슨 시리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다음 작품에서는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하리라 믿어본다. 그럼 아리스 대신 사건을 푸는 탐정 역할은 누가 할까? 궁금한 독자는 책을 읽으시길... 김전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고전 트릭에 대한 향수가 있고 범인이 누구인지 맞추고 싶은 독자라면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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