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존 모중석 스릴러 클럽 12
앤드루 그로스 지음, 김진석 옮김 / 비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블루 존이란 미국 FBI의 증인보호프로그램에서 사라진 사람, 그들이 어디 있는지 생사도 모를 때 쓰는 용어다. 어떻게 블루 존이 생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있는 모양이다. FBI라고 완벽한 건 아닐 테니 증인보호를 받던 사람이 사라지는 것을 다 알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증언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범죄자나 범죄조직이 복수를 위해 찾아 나선다면 하는 식의 작품은 익히 있어왔으니까. 마피아의 보복 같은 거 말이다.

어느 날 평온하고 단란하고 유복했던 가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아버지가 FBI에 체포된 것이다. 그것도 콜롬비아 마약상의 돈세탁을 도왔다는 혐의로. 아버지는 증언을 대가로 가족 전체가 증인보호프로그램에 보호받게 되지만 이미 남자친구와 따로 살고 있던 케이트는 가족과 헤어지는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실종되고 케이트가 누군가에게 살해 위협을 당하면서 케이트는 아버지의 일이 단순한 범죄만이 아니었지 않을까 의심하게 되고 스스로 그 이면을 조사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허리우드 영화가 생각나는 작품이다. 단순해 보이는 사건에 주인공 혼자 매달려 더 큰 음모와 반전을 터트리는 것, 그리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실제 상황이라면 이렇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쉽게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도 우연히, 주인공은 기를 쓰고 노리는데도 번번이 놓치고 만다. 픽션도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케이트가 진실에 한발자국씩 다가가면서 열리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스릴, 반전, 독자의 허 찌르기 등등. 증인보호프로그램의 상식을 파괴하는 면에서 볼 만 했다. 마지막까지 케이트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누가 케이트의 편인지를 독자가 감을 잡을 수 없게 만든 면이 스릴과 서스펜스를 선사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솔직히 처음에는 케이트의 박탈감에 반감이 생겼다. 범죄로 얻은 돈으로 잘 살아왔으면서 이제 그것이 사라졌다고 원망하는 행동에서 ‘응석이 너무 심하잖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시작은 ‘왜 우리 아버지에게 이런 일이?’라는 다분히 이기적인 생각처럼 보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제임스 패터슨하고의 궁합이 별로라서 어떨까 싶었는데 제임스 패터슨의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보다는 못하지만 여성살인클럽 시리즈보다는 한결 나았다. 뭐, 청출어람은 아니고 그 선생의 그 제자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제임스 패터슨보다 읽기 편하기도 했다.

365쪽에 이런 말이 나온다.

   
 

어쩌면 우리도 모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 모른다고 케이트는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확신과 신뢰, 진실과 거짓 사이의 어느 공간, 어느 장소를 택해야 할지 모른다고. 증오와 용서 사이의 어디쯤.

그곳이 블루 존일지도 몰랐다.

 
   


이것이 이 작품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블루 존에 대한 정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빠르게 넘어가고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소품으로 적당하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었던 허리우드 액션 스릴러처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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