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명화들 - 뭉크에서 베르메르까지
에드워드 돌닉 지음, 최필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4년 노르웨이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려던 순간 그 유명한 명화 뭉크가 어이없게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작품은 그 뭉크의 도난 시점부터 시작해서 찰스 힐이라는 영국 예술반 형사가 어떻게 그 작품을 되찾게 되는 지를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보여준다.

 

많은 명화들이 도난당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훔치기 쉽고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찰스 힐은 명화를 훔치는 사람들이 007 영화 속의 닥터 노처럼 혼자 감상하기 위한 목적만 가지고 훔친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의 생각은 그야말로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 매번 도난당한 작품은 가격이 더 오르고 그 가격 때문에 다시 도난당하는 일이 되풀이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유명 작품을 그린 화가들은 우리가 감상하는 작품들을 푼돈 몇 푼에 팔기도 했다. 빚을 청산하기 위한 빵 값 같은 것으로 말이다. 그리고 20세기가 되기 전까지 그림은 그다지 높은 가격에 거래되지 않았다. 그저 귀족들과 부자들의 명예를 위한 전시물 정도였을 뿐이다. 그것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가격 폭등을 하게 되어 미술품 도둑을 양산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예술품는 밀거래로 거래되는 마약과 무기과 더불어 삼대 품목 중 하나다. 사람들이 그림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매스컴에서는 어떤 명화가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알리고 도난을 당하면 도난당한 명화는 가격이 얼마라고 말을 한다. 그러니 그런 비싼 물건을 훔치지 않을 도둑이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한다. 집에 불이 나면 사람을 먼저 구해야 할까, 아니면 비싸고 세상에 하나뿐인 명화,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구해야 할까? 답은 당연하다. 사람이 먼저다. 그래서 대중은 명화가 도난을 당해도 그것을 대단한 범죄라는 인식을 갖지 못한다. 그것은 비싸고 소중한 문화유산이지만 물건일 뿐이기도 하거니와 대중들과는 거리가 먼 부자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는 정부의 많은 무능함 중 하나이거나. 그러니 경찰도 그리 많이 사건에 매달리지 않게 된다.

 

아직도 여러 미술관에서 사라진 명화 중 되찾지 못한 명화들이 있다. 하지만 걱정하는 이들은 소수이다. 찰스 힐 같은 사람은 왜 명화를 찾아 나서는 걸까? 그건 그가 예술품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명화를 찾기 위해 벌여야 하는 작전과 만나야 하는 범죄자들과의 스릴을 즐길 뿐이다. 순수한 목적이든 아니든 이런 형사가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비록 몇 나라에서만 운영되는 제도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노르웨이에서 도난당한 뭉크를 영국 경찰이 나서서 찾는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범죄자가 영국인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한마디로 오지랖 넓고 명화는 지구인의 것이라는 생각이었다고 해두자.

 

찰스 힐의 뭉크 찾기와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사라진 명화들에 대한 에피소드,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명화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실화지만 소설 같고 딱딱한 미술품 도난에 대한 일화의 소개로 끝났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단지 약간 산만한 것이 흠이라고나 할까...

 

지금도 찰스 힐은 도난당한 미술품들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독특한 캐릭터인 찰스 힐을 주인공으로 예술반 형사들의 명화 찾기 시리즈를 써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 있는 분은 이 책을 보시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