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서 1
브래드 멜처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권력을 한번 손에 넣고 맛본 사람은 평생 그 맛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도 일종의 중독이다. 역사 이래 인간의 권력욕은 변하지 않았다. 지배를 위해 인간이 못할 일은 없었다. 그러니 지금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는 것도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기는 쉽다. 그 사람의 약점만 손에 넣고 있으면 된다. 그걸 아는 자가 정치에서 이기는 자다. 그러니 약점을 최대한 안 보이는 것이 이기는 길일 것이다. 그리고 권력을 쥐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돈 때문이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작품 속에 이 작품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물 세 살의 청년이 서른한 살이 되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 일만 없었더라면 웨스도 정치인이 되었을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우물 밖으로 빠져나오기가 그렇게 어렵다. 어떤 상황이어도 이건 마찬가지다. 웨스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게 되는 일종의 성장 소설로 봐도 좋다. 지금 서른이 넘은 이들에게 이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이다.

 

또한 프리메이슨에 대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것을 역으로, 말하자면 프리메이슨이 일종의 컨스피러시라는 전제하에 그럼에도 그것을 진짜로 믿는 사람들, 그것도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볼 수 있다. 컨스피러시는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어느 쪽으로도 위험하다. 비밀은 그래서 안 좋은 것이다.

 

전형적인 결말, 그리고 전형적인 이야기들... 하지만 선입견을 선입견으로 뒤집는 작가의 소재 선택은 좋았다. 운명이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것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기를... 운명이란 만들어가는 과정만을 보여줄 뿐, 절대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각자의 운명의 서는 삶이 끝나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빠르게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죽은 자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말하지 않는 법이다. 오로지 산 자만이 다른 이의 운명의 서를 볼 수 있을 뿐. 완성이란 그래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7-04-0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님 이런 작품의 결말은 원래가 전형적이 아님 안된다는 거 아시잖아요^^

물만두 2007-04-0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언니 그렇게 물어보셔도 저도 기억이 ㅠ.ㅠ